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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마트 비닐봉지 단속하는데…비닐 남용 여전

중앙일보 2019.03.27 12:00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
 
딸과 함께 장을 보던 40대 주부가 트레이(접시)에 담겨 투명 랩으로 싼 떡갈비 재료를 골랐다.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는 옆에 있던 매장 직원에게 “그냥 들고 가기 불안하다”며 비닐봉지를 달라고 했다. 매장 직원은 비닐랩을 두 번이나 둘둘 감아서 다시 건넸다.
 
잠시 뒤 생선 코너에서 트레이에 담긴 생선을 고른 60대 부부도 포장된 생선을 속비닐 봉지에 넣은 뒤 무료로 제공하는 얼음팩 두 개를 넣고, 다시 비닐봉지를 묶었다.
  
매장 안에는 손님들에게 물기 있는 상품에만 사용하라는 등 속비닐 봉투 사용을 자제하도록 당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비닐랩으로 포장된 제품을 속비닐에 담아가는 손님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주부 A씨는 “고등어 같은 건 트레이에 담겨 랩으로 싸놓았지만, 지느러미 때문에 랩이 찢어질 때가 있어 속비닐에 다시 넣어간다”고 말했다.
  
마트에 입점한 업체가 제품을 골라 담으라면서 비닐봉지를 설치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제품을 담는 비닐봉지가 설치돼 있다. 천권필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제품을 담는 비닐봉지가 설치돼 있다. 천권필 기자

  
비닐봉지 적발시 최대 300만 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는 문구가 계산대에 설치돼 있다.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는 문구가 계산대에 설치돼 있다. [뉴스1]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이렇게 비닐 사용을 남용할 경우 단속 대상이 된다.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 쇼핑몰을 비롯해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시행된 비닐봉지 사용억제를 위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에서 다음 달 1일부터 현장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비닐봉지 사용금지 규제가 현장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올해 1월부터 석 달 동안 집중 현장계도 기간을 운영해 왔다.  
  
다음 달부터는 대형마트 등 2000여 곳의 대규모 점포와 1만 1000여 곳의 165㎡ 이상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봉투 및 쇼핑백을 사용할 수 없다.
위반사항이 적발되는 경우 횟수에 따라 과태료가 최대 300만 원까지 부과된다.
 
이채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대규모 점포 및 슈퍼마켓에 입점한 모든 업체가 규제대상이 돼 일회용 봉투나 쇼핑백 사용이 금지된다”며 “법규 위반 시 관리·운영 업체들에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수분 포함한 제품은 속비닐 사용 가능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슈퍼마켓에서 직원들이 채소를 속비닐에 넣어 포장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슈퍼마켓에서 직원들이 채소를 속비닐에 넣어 포장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규제 대상은 합성수지 재질이거나 종이 재질에 합성수지를 코팅한 일회용 봉투나 쇼핑백이 해당된다.
종이 재질의 쇼핑백이나 망사, 박스 등 자루 형태로 제작된 봉투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두부나, 어패류, 정육같이 수분을 포함한 제품은 속비닐을 쓸 수 있다. 아이스크림 등 내용물이 녹을 우려가 크거나 과일이나 흙 묻은 채소도 속비닐에 담을 수 있다.
 
제품을 개별 포장하지 않고 캔디나 젤리를 고객이 골라 담는 경우에는 속비닐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과자처럼 이미 포장된 여러 품목을 골라 담기 위해 일회용 봉투를 쓰는 것은 안 된다.
 
와인샵에서 제공하는 와인용 쇼핑백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상자 형태의 경우 포장으로 간주해 사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백화점 등에서 사용하는 쇼핑백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그동안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에서는 순수한 종이 재질의 쇼핑백만 사용할 경우 운반과정에서 제품파손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이에 환경부는 재활용이 어려운 자외선(UV) 코팅을 제외하곤 한쪽 면만 코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신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쇼핑백 바닥 면에 표면처리방식 등을 표시하게 했다.  
 
환경부는 이번 쇼핑백 안내지침과 질의응답 등을 환경부, 중소기업중앙회, 전국의 각 지자체 누리집에 28일부터 게재할 계획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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