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안대교 충돌’ 러시아 선장 도주 혐의 등 추가…수리비 28억

중앙일보 2019.03.27 11:51
광안대교를 충돌하고 도주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선장 러시아인 S 씨(43)가 지난 3일 오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해양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송봉근 기자

광안대교를 충돌하고 도주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 선장 러시아인 S 씨(43)가 지난 3일 오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해양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달 28일 광안대교 충돌 사고를 낸 러시아 선장에게 선박교통사고 도주와 교통방해 혐의가 추가됐다.  
 

부산지검, 선장 5개 혐의 적용해 27일 구속기소
“음주운항 들통날까봐 도주하다 광안대교 충돌”
광안대교 수리비 28억원, 간접피해도 선사에 청구

부산지검은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998t) 선장 S씨(43)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선박교통사고 도주),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 업무상과실선박파괴, 해사안전법 위반, 선박의 입항 및 출항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 한다고 27일 밝혔다. 부산해양경찰서가 지난 2일 송치할 당시보다 2개 혐의가 늘었다.
 

부산지검에 따르면 선장은 광안대교와 충돌하기 20여분 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3시 42분 용호부두에 정박해 있는 요트 2척과 충돌했다. 충돌 직후 선장은 ‘못 돌린다’, ‘우리가 요트 다 박살 낸다’라며 충돌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선장은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하려 했다는 게 부산지검의 조사결과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부산 VTS(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요트 충돌 여부를 물었지만, 충돌이 없었다고 허위 답변했다”며 “씨그랜드호는 사고가 난 요트 계류장을 조금 벗어나 정지하지 않고 무리하게 고속 선회를 하며 도주했다”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선장이 음주 운항 사실이 들통날까 봐 무리하게 도주하다 광안대교와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요트 충돌 지점에서 먼바다 쪽으로 선회하려면 최소 440m가 필요하다. 요트 충돌 지점과 광안대교까지 약 350m에 지나지 않아 광안대교와 충돌했다는 게 부산지검의 분석이다. 부산지검은 “술에 취한 선장이 정상적인 거리와 회전각을 판단하지 못해 광안대교와 충돌했다”며 “선박교통사고 도주죄는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한 범죄”라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선장에게 교통방해죄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충돌사고로 광안대교 차량통행이 통제되면서 시민 불편을 야기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지검은 “선장의 과실 운항으로 차량 교통이 불가능했고, 시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다”며 “육로·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해 교통을 방해하면 교통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부서진 광안대교 하부도로 철구조물. [중앙포토]

부서진 광안대교 하부도로 철구조물. [중앙포토]

파손된 광안대교 수리비는 28억4000만원으로 추정됐다. 광안대교를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은 씨그랜드호 선사에 수리비를 청구할 방침이다. 추연길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은 “씨그랜드호 선사는 사고 보험에 가입돼 있어 비용 지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수리비뿐 아니라 시민불편에 따른 간접피해 비용까지 선사에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