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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252건 요구받은 박영선 "개인정보 왜 필요한가"

중앙일보 2019.03.27 10:49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전달하기 위해 위원장석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당 소속 산업위원들이 "박 후보자는 세금 지각 납부, 장남의 고액 외국인 학교 입학, 재산 축소신고 등 여러 의혹에 대한 자료제출을 청문회 하루 전인 오늘까지 거부하고 있다"면서 각 좌석 앞에 비판 문구를 세워놓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전달하기 위해 위원장석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당 소속 산업위원들이 "박 후보자는 세금 지각 납부, 장남의 고액 외국인 학교 입학, 재산 축소신고 등 여러 의혹에 대한 자료제출을 청문회 하루 전인 오늘까지 거부하고 있다"면서 각 좌석 앞에 비판 문구를 세워놓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인사청문자료를 책으로 제출하면 ‘지라시’ 시장으로 팔려가는 걸 봤다. 사생활에 가까운 개인정보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원하면 보여드리긴(열람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요청한 자료는) 2252건의 자료제출요구를 받았고 이중 145건을 제출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이날 개최한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 문제를 놓고, 민주당은 ‘무리한 자료제출’ ‘개인 신상 털기’ ‘망신주기’ ‘관음증’, 한국당은 ‘완벽한 내로남불’ ‘후보자의 이중성이 드러났다’ 등을 언급하며 격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한국당 소속 산업위원들은 “박 후보자는 세금 지각 납부, 장남의 고액 외국인 학교 입학, 재산 축소신고 등 여러 의혹에 대한 자료제출을 청문회 하루 전인 오늘까지 거부하고 있다”면서 각 좌석 앞에 ‘박영선 자료제출 거부ㆍ국민들은 박영선 거부’라는 비판 문구를 세워놨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뭐 하는 짓이냐”, “중단하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 박 후보자는 “자리에 모인 의원님께도 말했는데, 원하는 자료 드릴 수 있다. 그런데 제가 없는것도 있고, 성적표는 학교에서 10년만 보관하다 보니 없다는 답이 왔다”며 “너무나 개인적인 걸 물어보는 자료도 많아 책자로 출력하는 건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원하시면 (오늘)다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임하는 소감에 대해 박 후보자는 “국민 앞에 중소벤처기업 장관으로 적임자인가를 보여드리는 날이라 겸허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번째로 의사 진행 발언을 한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일요일 후보자가 자료제출을 안 해서 성명서를 발표했고, 어제 자료 없이 인사청문회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뜻에서 인사청문회 연기 요청을 했다”며 “여당 측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오늘 진행은 되기는 하지만, 자료 요청을 해도 ‘개인정보다’,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며 발뺌하고 있다. 과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40번 하면서 ‘자료 없이 청문회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박 후보자가 과거 청문회에서 제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질타하는 모습들이 짤막짤막하게 편집된 영상을 틀었다.  
 
같은 당 박맹우 의원도 “반값등록금ㆍ무상급식 외치면서 아들은 호화 외국대학교 보낸 정황, 불법 수신 거래의혹, 다주택 투기의혹, 임대소득 의혹 등이다”며 “파헤치기 위해 요구했는데 자료제출 응하지 않고 있다. 도덕성 검증하기 위한 자료 제출 요구할 수 있고 후보자는 제출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청자료 제출해주고 제출될 때까지 정회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이 후보자 ‘망신주기’ ‘관음증’ 등을 위한 과도한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이 제출하라고 한 자료들이 대부분 인간적으로 감내하기 힘든 자료”라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가 유방암 수술을 받은 병원이 어디인지가 왜 궁금한 거냐”며 “설사 수술을 했든 안 했든, 이게 뭐 하는 거냐. 청문회를 정치적으로 끌고 가고. 앞에 붙인 건 뭐냐. 진행도 안 했는데 거부하느냐”라고 항의했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도 “(야당 의원들이)후보자 혼인관계 증명서, 실제 결혼날짜 및 혼인신고일자, 초혼 및 재혼 포함, 후보자 유방암 수술받은 일시 및 병원이름, 이게 후보자 인사검증이랑 무슨 상관 있느냐”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위 의원은 “자료제출 거부 목록을 제출해달라. 정말 미제출한 자료가 꼭 필요 하는지 평가돼야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홍의락 의원 역시 “처음부터 감정이 개입돼 이런 것을 자제하고 청문회를 했으면 좋겠다”며 “후보자의 형제자매들에 대한 자료나, 질병 문제, 아들 출생기록부나 혼인관계증명서 이런 것들은 너무 개인적인 부분이 있다”고 박 후보자를 엄호했다.  
 
오전 질의 말미에 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오전 내내 이거(자료 제출)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자료제출 태도를 보면 완전히 ‘배 째라’식”이라며 “‘배 째라’ 장관이 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박 후보자를 보면 ‘내로남불’의 정점을 찍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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