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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민간재단에 드리운 ‘친노’ 그림자

중앙일보 2019.03.27 10:00
2년째 수감 중이던 신영자 전 이사장 석방 두 달 전 나란히 이사 선임
참여정부 때도 실세들의 민간 장학재단 관여로 논란 빚어
짙은 미세먼지 속에서 롯데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짙은 미세먼지 속에서 롯데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참여정부 핵심 인사였던 허성관(72)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이정우(69)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 민간재단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현재 롯데장학재단에서 이사장과 이사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롯데장학재단은 지난해 9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허성관 이사가 9월 10일 제4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허 이사장 취임을 통해 롯데장학재단은 더욱 다양한 계층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등 공익 조직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의 요지는 ‘허성관 이사가 이사장으로 취임한다’였다. 여기에서 많은 이들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허성관 전 장관이 이사장에 취임한 게 아니라, 허성관 이사가 이사장으로 영전(榮轉)했다’는 점이다.
 
월간중앙 취재 결과 허 이사장은 이사장 취임 41일 전인 7월 31일 롯데장학재단 신규 이사로 선임됐다. 같은 날 허 이사장과 함께 신규 이사로 선임된 또 사람은 이정우 전 정책실장이다. 두 사람이 롯데장학재단 신규 이사로 선임되면서 기존의 김효정·한진우 이사는 롯데삼동복지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참여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두 사람이 어떻게 해서 롯데장학재단에서도 손발을 맞추게 됐을까. 롯데 측 관계자는 “롯데장학재단의 기존 이사 5명(신영자 전 이사장 제외)이 허 전 장관과 이 전 실장을 신규 이사로 모셔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신규 이사로 공식 확정된 시점이 7월 31일인 것이다.
 
‘모셔왔다’는 롯데 측의 표현은 누군가로부터 부탁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롯데장학재단은 “신영자 이사장 사퇴 전후로 이사진 등 인적 구성 또는 그 외에 다른 부분에서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월간중앙에 알려왔다.
 
그렇다면 준정부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의 이정우 이사장은 어떻게 해서 롯데장학재단 이사를 겸직하게 됐을까. 월간중앙은 이정우 롯데장학재단 이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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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는 “두 개(롯데장학재단 이사,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다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먼저인지) 시점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기자가 “지난해 7월 31일 허성관 이사장과 함께 롯데장학재단 이사에 선임된 것 아니냐”고 되묻자 “롯데가 먼저였나? (생각해 보니) 한국장학재단은 8월 13일에 된 것 같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이 이사의 말처럼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www.kosaf.go.kr)에도 이 이사장의 취임 시점을 8월로 명기(明記)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이정우 전 정책실장의 롯데장학재단 이사직과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직 선임 문제는 거의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롯데장학재단 이사 선임이 먼저 결정됐고, 10여일 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것이다.
 
선임→사퇴→선임… 숨가빴던 41일
지난해 8월 2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가고 있는 신영자 당시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8월 2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가고 있는 신영자 당시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 사진:연합뉴스

 
 
이 이사장은 준정부기관 이사장과 민간재단 이사의 겸직 관련, “(나는) 원래 장학(사업) 관련 일을 하고 있었다. (두 곳에서) 같이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별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말처럼 겸직과 관련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롯데장학재단 이사의 경우 월급 형태의 보수는 없고, 업무 추진 관련 실비(實費)만 지급되고 있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허·이 이사 선임 약 한 달 후 신영자(77)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사퇴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8월 29일 서울고법 형사8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 2년 넘게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모습은 처연했다.
 
신 이사장은 롯데백화점·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총 14억여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6년 7월 구속 수감됐다. 그는 건강을 이유로 세 차례나 보석 신청서를 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후변론에서 신 전 이사장은 말을 잘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울먹였다. 그는 “모든 것이 내 불찰이고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원의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며 흐느꼈다. 이어 “회사와 재단에서 모두 물러났으며 다시 복귀할 생각도, 여력도 없다”며 이사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롯데그룹 산하 복지재단은 ▷롯데장학재단 ▷롯데복지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3개다. 세 재단 모두 신 전 이사장이 이사장직을 맡아 운영해 왔다. 2012년 신 전 이사장은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직은 2009년부터 수행하고 있었다. 롯데호텔 부사장과 롯데백화점·롯데면세점·롯데쇼핑 임원 자리를 거친 신 전 이사장은 장학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사실상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신 전 이사장이 직을 내려놓자 참여정부 때 해양수산부 장관,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지낸 허성관 씨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해 9월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허 이사장은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직도 겸하고 있다.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직(대표)은 신 전 이사장 시절 이사로 재직했던 변창애씨가 승계했다.
 
결심공판 한 달여 뒤인 10월 5일 항소심 선고에서 재판부는 신 전 이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11억970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간신히 자유의 몸이 된 신 전 이사장은 그룹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은 채 현재 자연인으로 살고 있다.
 
허성관 신임 이사장 취임까지 과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7월 31일 롯데장학재단의 신규 이사 2명 선임, 8월 29일 신영자 이사장 사퇴, 9월 10일 허성관 이사장 취임(발표는 9월 11일). 주목할 것은 신영자 이사장 사퇴 전에 이미 허·이 이사가 선임됐다는 점이다.
 
허성관 이사장은 월간중앙과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이정우 교수가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간 다음에 내가 (그를) 만났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 내가 ‘규정에 금지된 것이 아니라면 롯데장학재단으로 들어오시라’고 해서 모시고 왔다. 한국장학재단은 대학생 장학금 지원이 주된 사업인 데 비해 롯데장학재단은 사업 가짓수가 많으니 이사로 들어와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달라는 차원이었다. 아무래도 가까이서 자주 보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었다. 이정우 이사장이 주저하길래 내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월간중앙 취재 결과 허 이사장의 설명은 사실과 달랐다. 허 이사장은 “이정우 전 실장이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뒤 롯데장학재단 이사로 모셨다”고 했지만, 실제로 두 사람은 같은 날 롯데장학재단 이사로 선임됐다. 이정우 롯데장학재단 이사의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취임은 그로부터 10여 일 후의 일이다. 요약하면 선(先) 롯데장학재단 이사 선임, 후(後)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취임인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오랫동안 실무를 진행해온 재단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두 분이 이사로 선임된 날은 7월 31일로 같다”고 다시 확인했다. 허 이사장이 월간중앙과의 통화에서 사실과 다르게 말했음을 입증해 준 것이다. 이에 롯데는 “아마도 허 이사장이 일의 진행 순서나 날짜를 착각했던 것 같다. 일부러 그런 것 아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롯데장학재단은 1980년대 초 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당시 회장이 사재 5억원을 출연(出捐)해 설립한 재단이다. 롯데장학재단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학업에 전념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2018년 말 현재 기본 재산만 2941억원(출연 기준)에 이른다. 롯데장학재단은 지금까지 4만4000여 명에게 약 700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했으며, 교육복지사업에 약 500억원을 지원했다.
2011년 2월 롯데장학재단은 기초과학 전공 대학생·대학원생 726명에게 장학금 23억4000만원을 전달했다. 앞줄 왼쪽 다섯째가 당시 노신영 이사장.

2011년 2월 롯데장학재단은 기초과학 전공 대학생·대학원생 726명에게 장학금 23억4000만원을 전달했다. 앞줄 왼쪽 다섯째가 당시 노신영 이사장.

 
장선윤 친구 “신영자 전 이사장은 묵언(默言) 중”
 
2014년 9월 ‘롯데센터 하노이’ 개장식에서 응우엔 티도안 당시 베트남 부통령(왼쪽)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가운데), 신영자 장학재단 이사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14년 9월 ‘롯데센터 하노이’ 개장식에서 응우엔 티도안 당시 베트남 부통령(왼쪽)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가운데), 신영자 장학재단 이사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하지만 허성관 이사장 취임 이후로는 지원 형태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장학금 사업비 구성이 80%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장학금 60%, 학술진흥 30%, 복지 10%로 구성비가 달라졌다. 허 이사장은 “신영자 전 이사장 때는 장학금 지원이 주를 이뤘으나 내가 취임한 뒤로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가 친노 인사라고 해서 친노 성향의 단체나 개인에게 (학술진흥비 같은 걸) 지원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복지재단은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 당시 필리핀 불법노동자가 사망했음에도 정부로부터 위로금을 받을 수 없었던 사실을 알게 된 신격호 회장이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재단이다.
2004년 11월 당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 (왼쪽부터)이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04년 11월 당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 (왼쪽부터)이 반부패 관계기관 협의회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롯데삼동복지재단은 신격호 회장의 고향인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에서 이름을 따왔다. 주식 170억원을 비롯해 신격호 회장 개인 재산(570억원)으로 설립됐다. 사회복지사업 지원법인으로 소외계층 지원, 농어촌 지원 등을 주로 돕는다.
 
허 이사장은 “신영자 전 이사장 사퇴 이후 장학사업에 조예가 깊고, 내부 관리와 업무 추진력을 겸비한 후보자를 물색한 결과 내가 추천된 뒤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임한 걸로 안다”면서 “대학교수·장관 등의 경력도 있고, 동아대 교수 시절엔 교내에 장학재단을 주도적으로 설립했던 경험도 있다”고 장학사업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회계학 교수 출신이다 보니 현재 재단 관련 조세 소송(약 470억원)에도 도움이 될 걸로 판단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 산하 복지재단 3곳의 이사장직을 모두 수행했던 신 전 이사장은 아들 장재영씨와 딸 장선윤씨 등 1남3녀를 뒀다. 이 가운데 장선윤씨는 롯데호텔 전무로 재직 중이다. 1997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한 장 전무는 롯데백화점과 롯데쇼핑을 거쳐 2007년부터 롯데호텔에서 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호텔·유통의 전문가로 평가된다.
롯데장학재단 등 롯데그룹 복지재단 홈페이지는 비슷한 유형의 다른 복지재단들과 달리 정보 공개 범위가 제한적이다. / 사진:롯데장학재단 홈페이지 캡처

롯데장학재단 등 롯데그룹 복지재단 홈페이지는 비슷한 유형의 다른 복지재단들과 달리 정보 공개 범위가 제한적이다. / 사진:롯데장학재단 홈페이지 캡처

 
 
장 전무와는 학교 동창으로, 친분이 있는 인사는 신 전 이사장의 근황을 이렇게 전했다. “신 전 이사장이 친딸인 장 전무에게도 거의 말씀이 없다고 하더라. 묵언에 가깝다고나 할까? 너무 말씀을 안 하시니 가족들조차 안타까워한다고 들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집행유예 기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하고 싶은데 참고 있는 것인지 그 이유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딸에게조차 말씀을 안 하신다고 하니 주위 사람들로서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고 귀띔했다.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이사는 모두 임기가 4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롯데에 따르면 이사장의 경우 일정 수준의 급여와 업무추진비 등이, 이사에게는 급여 없이 업무 관련 실비만 제공된다. 롯데장학재단은 “이사장의 처우 수준은 비공개 사항”이라고 알려왔다.
 
이사장·이사 모두 임기 4년, 이사장 처우는 비공개
 
6명의 이사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이는 역시 이정우 이사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 등을 지내며 ‘노무현의 브레인’으로 불렸다. 경북대 명예교수인 이 이사는 지난해 8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준정부기관 이사장이 민간기구 이사를 겸직하는 것과 관련해 허성관 이사장은 “‘규정에 금지된 게 아니라면 들어오시라’며 내가 요청했다. 아무래도 같이 있으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친에 이어 2대째 민간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생각이 좀 달랐다. “굳이 함께 있어야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건 의례적인 말로 들린다. 과거 우리 아버지의 경우 자신이 맡고 있던 민간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뒤에 준정부기관 이사로 갔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건 없다지만 준정부기관 이사장이 굳이 민간재단 이사를 겸한다는 게 썩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요즘 여권 인사들이 공공, 민간 가리지 않고 낙하산으로 요직을 차지하는 일이 잦다. 항간의 이런 시선들과 관련해 허 이사장은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 이정우 이사를 모신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 이 이사도 친노이긴 하지만 그 외 다른 분들(이사) 중에 친노는 없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인 사회복지재단과 달리 롯데재단(www.lottefoundation.or.kr) 홈페이지에는 재단 이사장이나 이사진을 소개하는 내용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이채롭다. 재단의 얼굴 격인 이사진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감사보고서 공개도 2014년이 마지막일 정도로 롯데재단의 홈페이지 운영은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반면 삼성꿈장학재단(www.sdream.or.kr)의 경우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 그리고 감사까지 얼굴사진과 함께 프로필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투명한 운영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이와 관련 롯데장학재단은 “현재 홈페이지를 전면 재편 중에 있다. 4월 중으로 개편을 마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허 이사장이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는 롯데복지재단 이사진에도 변화가 눈에 띈다. 이사장을 포함해 전체 이사진 6명 가운데 3명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이 가운데는 현직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겸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도 있다. 허 이사장은 “이사들 중에 언론인도 필요할 것 같았다. 다른 분에게 추천을 받아 이사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허 이사장 “친노는 둘뿐, 다른 사람들은 무관”
2004년 거행된 롯데장학재단 21주년 및 롯데복지재단 10주년 기념행사. 왼쪽 셋째가 신동빈 현 롯데그룹 회장.

2004년 거행된 롯데장학재단 21주년 및 롯데복지재단 10주년 기념행사. 왼쪽 셋째가 신동빈 현 롯데그룹 회장.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6년 10월 설립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현재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진 구성과 관련해 한바탕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측근이라 할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이 이사장을, 시민단체 간부 출신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친노 인사인 이옥경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이 재단 이사를 지냈다.
 
삼성이 돈을 내 설립한 순수 민간재단에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을 앉힘으로써 출연금(出捐金)도 정권 지지 세력이나 단체 위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비판이 제기됐다. 2007년 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된 이후 친노 인사들은 대거 재단을 떠나게 됐다.
 
당시 삼성이 출연한 8000억원은 삼성이건희장학재단에 이전됐다가 그해 10월 명칭을 바꿔 새롭게 탄생한 삼성고른 기회장학재단으로 옮겨졌다. 기존의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이 ‘글로벌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바람대로 소외계층과 저소득계층의 교육기회 확대를 목표로 삼았다.
 
허성관 이사장은 “(기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일이) 기억난다. 당시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러나 롯데장학재단은 다르다. 나와 이정우 이사는 친노 인사이지만 나머지 이사들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참여정부 핵심 인사들이 같은 민간재단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한 공익재단 임원 김모씨는 “민간재단은 말 그대로 순수 민간인들이 운영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며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처럼 준정부기관 수장이 굳이 민간재단 이사까지 겸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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