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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돌려보니···韓 OLED 5년 후 中에 추월당해"

중앙일보 2019.03.27 09:03
박원주 특허청장이 26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특허청 청장실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박원주 특허청장이 26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특허청 청장실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단독 인터뷰] 박원주 특허청장 
 

“전세계 디스플레이 기술 관련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OLED 관련 신규특허 수에서 중국이 우리를 앞섰다. 향후 5~10년 후에는 시장 점유율도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 지식재산 생태계 혁신전략 발표
특허 빅데이터로 4차시장 예측ㆍ대비
고의 특허 침해시 징벌배상 '3배' 확대
특허청, '특사경' 출범으로 IP경찰 역할

한국이 압도적 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에 대한 박원주 특허청장의 진단이다. 특허청이 전 세계 4억여 건의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국가전략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지식재산 생태계 혁신 전략’을 추진한다. 특허청은 한국공학한림원과 함께 27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제1회 지식재산 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중앙일보는 앞서 26일 정부 대전청사에서 박원주 특허청장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박원주 특허청장이 26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특허청 청장실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있다.프리랜서 김성태

박원주 특허청장이 26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특허청 청장실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있다.프리랜서 김성태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하게 된 계기가 있나.
“정부는 기존에도 ‘지식재산권(IP) R&D’라는 빅데이터 기반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여기에 이용된 방법을 훨씬 더 발전시켜 전 세계 지식재산권을 분석하면, 현재와 미래 산업의 트렌드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산업의 생산 사슬 전반을 보고 특허 공백이 있으면 공격적인 R&D 투자로 치고 들어갈 수 있다. 반면 포화상태가 된 분야는 역량을 낭비 없이 과감히 해외와 협업ㆍ내재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특허 빅데이터로 산업 전체의 미래를 보고 국가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활용해봤나.    
“한국이 세계 시장의 96.5%를 장악하고 있는 OLED 사업 등 디스플레이 시장에 적용을 해봤다. 5~10년 후에도 우리가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를 유지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답은 ‘아니다’였다. OLED 신규 특허의 수를 중국에 이미 추월당한 게 크다. LCD 특허에서 뒤진 지 7년이 지나 시장 점유율도 뺏긴 것을 고려하면, OLED도 마찬가지로 예상된다. 특히 신기술로 분류되는 마이크로 LED 시장에서도 미국과 중국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이 위기를 겪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식재산권으로 산업경쟁력을 높이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지식재산권의 질을 높여 ‘강한 특허’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특허 출원량 약 21만 건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특허의 가치 창출 성과는 저조하다. 기술이전 효율성으로 보면, 미국의 3분의1 수준이다. ”
 
박원주 특허청장이 26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특허청 청장실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있다.프리랜서 김성태

박원주 특허청장이 26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특허청 청장실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지식재산 보호를 위해 징벌배상제도도 추진된다고 들었다. 
“특허를 침해당한 중소기업의 60%가 소송을 하지 않고 포기해버린다. 피해보상 금액이 소송비보다 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3배의 배상금을 내도록 하는 징벌적배상제도를 오는 7월 9일부터 추진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존의 피해보상은 특허 침해 피해자가 해당 특허로 사업을 했을 때 예상되는 수익을 기준으로 했다. 이 기준을 ‘특허를 침해한 자가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으로 바꾸고 고의ㆍ악의적 침해의 경우 바뀐 기준의 3배 징벌배상이 이뤄지도록 특허법을 개정하려고 한다.”  
 
특허청이 직접적인 역할도 하게 되나. 
“그렇다. 지난 19일에 특허사법경찰을 출범해 운영을 시작했다. 특허ㆍ영업비밀ㆍ디자인ㆍ상표 모든 분야에 대해 특허청이 경찰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진술조서를 꾸미고 검찰에 이첩하는 등 전문가들이 역할을 함으로써 기술유출 피해자를 돕게 된다.”
 
 
대전=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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