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럼프가 철회 지시한 제재는 21일 재무부 발표 내용"

중앙일보 2019.03.27 07:48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철회를 지시했다’고 언급한 북한 관련 제재는 실제 그 전날 재무부가 발표한 중국 해운사 2곳에 관한 것이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5명의 소식통 인용해 보도
"당시 논의 중인 추가제재는 없었다"

지난 21일 미 재무부는 북한의 제재 회피에 조력했다는 이유로 중국 해운사 2곳을 제재하겠다고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트윗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를 지시한 제재가 무엇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자 미 당국은 “대통령은 (전날 발표된 제재가 아니라) 수일 내 예정돼 있던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대북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알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 [연합뉴스]

대북 추가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알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 [연합뉴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은 2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의 설명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발표된 제재를 없애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대통령은 재무부의 제재 발표를 뒤집으려 했으나 행정부 당국자들이 이를 설득했고, 이후 상황 수습을 위해 사실을 호도하는 설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당시 논의가 되고 있는 추가 대북 제재는 없었다고 두 명의 소식통은 말했다. 
 
이에 따르면 유관기관 협의 등 의사 결정 절차를 거친 부처의 발표 내용을 대통령이 정상적 절차를 무시하고 하루 만에 뒤집으려다 참모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린 셈이 된다. 대북 노선을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내의 불협화음을 단적으로 노출한 대목이다. 당시 재무부는 대통령의 트윗을 접한 뒤 ‘경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21일 발표된 제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제재 내용은 지난 주 열린 NSC(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됐으며 당시 회의에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국가안보 참모인 로버트 블레어는 ‘대통령이 이번 제재를 지지할 것 같지 않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볼턴 보좌관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자신이 대통령을 더 잘 안다고 반박했다고 2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2일 트윗은 미국의 제재 발표 후 6시간 만에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한 뒤 하루가 안 된 시점에 나와 북한을 달래 대화 국면을 이어가려는 유화 제스처로 풀이됐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