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27/3d7c73a0-dbc5-43ea-a89e-48d5ca838a67.jpg)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AP=연합뉴스]
마드리드 北대사관 침입사건 조사결과 공개
멕시코·美·韓 국적 10명, 칼·사다리 등 구입
포르투갈 거쳐 뉴욕행…FBI에 정보 건네
탈북희망자 사전 접촉…책임자에 탈북 종용
천리마민방위 사건후 "서방서 요청와 대응"
![스페인 법원이 지난달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법원 사이트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27/eddf5e4a-a59f-4fc0-8008-9ae998e4ae77.jpg)
스페인 법원이 지난달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법원 사이트 캡처]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는 2017년까지 주스페인 북한대사를 지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27/6fe44ec7-87c9-4c83-a2f1-3d80f7798914.jpg)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는 2017년까지 주스페인 북한대사를 지냈다. [연합뉴스]
범행 당일인 지난달 22일 홍 창은 오후 4시 34분 북한대사관에 도착해 대사관 책임자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범행 전 기업가라며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적이 있어 대사관 책임자와 안면이 있었다고 판사는 설명했다. 대사관 사람들이 방심한 틈을 타 홍 창은 주변에 기다리고 있던 공범자들과 칼, 철봉, 에어소프트 총기 등을 들고 대사관에 들어갔다. 이후 안에 있던 이들을 폭행하고 결박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억류돼 있던 여성 한 명이 2층에서 뛰어내려 대사관을 빠져나온 후 소리를 지르자 이웃이 듣고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이 대사관에 도착했을 때 홍 창이 북한 지도자의 얼굴이 담긴 배지가 달린 재킷을 입고 응대했다. 홍 창은 자신이 대사관 고위 관계자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둘러댔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옆모습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27/ae7fde72-c014-4d1c-8435-39e9a75ec055.jpg)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옆모습 [AP=연합뉴스]
수 시간 후 이들은 컴퓨터 두 대와 하드 드라이브 두 개, 휴대전화 한 개 등을 챙겼다. 하드 드라이브에는 보안 이미지가 저장돼 있었다고 판사는 설명했다. 이들은 대사관 차량 세 대를 타고 오후 9시 40분쯤 대사관을 빠져나갔다.
![북한 해방을 위한 단체인 천리마민방위(자유조선)가 스페인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 사흘 후 올린 공지문 [사이트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27/c5d8939c-1407-4ea2-bea0-d932e5170be3.jpg)
북한 해방을 위한 단체인 천리마민방위(자유조선)가 스페인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 사흘 후 올린 공지문 [사이트 캡처]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자유조선으로 이름을 바꾼 천리마민방위는 북한대사관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달 25일 홈페이지에 “우리 조직은 어느 서방국가에 있는 동지들에게 도움 요청을 받았다. 위험도 높은 상황이었지만 대응했다”는 공지를 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이 자유조선의 범행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공지 내용을 고려하면 자유조선이 북한대사관에서 탈북을 희망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침입한 뒤 그를 데리고 도망쳤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측이 침묵하고 있어 실제 탈북자가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자유조선 측은 지난 20일 김일성ㆍ김정일 사진이 담긴 액자를 바닥에 던져 깨뜨리는 영상을 사이트에 올리며 ‘조국 땅에서'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역시 북한대사관 침입 당시 영상일 가능성이 있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스페인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 때 핵심 암호프로그램이 담긴 컴퓨터를 도난당했을 수 있고, 비밀 전보문으로 지시할 수 없어 최근 중국ㆍ러시아 등 해외에 있는 자국 대사를 소환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