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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회의도 빠진 김현종, 극비밀리 긴급 방미설

중앙일보 2019.03.27 05:00
청와대에서 대미 외교 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며칠째 행방이 묘연하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한반도 상황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비공개 방미설이 나온다.
 

한반도 물밑접촉 속 행방 묘연 김현종…비공개 방미설 제기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6일 김 차장 방미설에 대해 “안보실 소속 인사를 비롯해 안보실과 관련된 모든 사안에 대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라는 논의가 있었다”며 “김 차장이 현재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역시 보안 사안이며, 모든 질문에 NCND(neither confirm nor denyㆍ긍정도 부정도 아님)로 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김 차장이 미국을 포함한 외교 전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 불참했다. 26일 노영민 비서실장이 주재한 내부 현안점검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정의용 안보실장은 26일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 실장 역시 필리프 벨기에 국왕의 국빈방문 일정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긴급한 다른 현안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 순방 당시 아세안 회담장에서 대기 중인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 모습. (청와대 제공)

지난해 11월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 순방 당시 아세안 회담장에서 대기 중인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 모습. (청와대 제공)

 
또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차장의 동선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ㆍ미 관계 이상설’은 전혀 근거가 없고 지금 이 순간에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안보실의 미국내 카운터파트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통상 정의용 안보실장이 볼턴 보좌관과 대화를 진행해왔다. 김 차장이 미국을 방문했다면 정 실장과는 다른 채널 또는 실무급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남북 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22일 북한은 “상부의 지시”라며 개성 연락사무소 인력을 철수시켰다. 그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재무부는 대규모 추가 제재가 기존의 대북 제재에 더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나는 오늘 그 추가 제재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5일 연락사무소 인원 중 일부를 복귀시켰다.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김창수 부소장이 탄 버스가 개성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김창수 부소장이 탄 버스가 개성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 과정에서 ‘물밑작업’이 진행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 “추후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26일에는 강경화 외교장관이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에 참석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기 위한 의견 조율이 진행된다는 소식이 나왔다.
 
2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북한 고위급 인사가 도착해 중국 측 귀빈차량을 이용해 공항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날 공항에서는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수행비서가 포착돼 이 고위급 인사가 리 부위원장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북한 고위급 인사가 도착해 중국 측 귀빈차량을 이용해 공항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날 공항에서는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수행비서가 포착돼 이 고위급 인사가 리 부위원장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연합뉴스

 
 주변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 특별대표는 2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과 한반도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이때문에 김현종 차장이 중국에서 비건 대표와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이날 한 언론사가 주최한 포럼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만난 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양자 사이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명간 남북간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이 현지에 가는 것은 머지 않아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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