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찬 씨가 남편 이성대 씨 별세 후 부산 해운대구 자택에서 26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뒤쪽에 의인 이수현씨의 사진이 보인다. 송봉근 기자
이수현父 이성대 씨 지난 21일 뇌출혈로 별세
母 “아들 잊히지 않게 남편 왕성하게 활동해”
“장학회 명예회장 권유하면 수락, 뜻 이을 것”
신씨는 남편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 몰랐다”며 “지난 1월 뇌경색 증세를 보였을 때 약물치료만 할 게 아니라 수술까지 해야 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이씨는 자택에서 약물치료를 받다 지난 18일 뇌출혈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21일 별세했다.
![지난 21일 별세한 고 이성대 씨의 생전 모습.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27/fa350b7a-ece1-4609-a3e7-248ed434808f.jpg)
지난 21일 별세한 고 이성대 씨의 생전 모습. [중앙포토]
신씨는 “지난 1월 남편이 뇌출혈 증세를 보여 처음으로 아들 추모식에 혼자 참석했다. 굉장히 힘들었다”며 “오는 10월 있을 장학금 전달식에도 혼자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남편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씨가 남편과 함께해온 장학회 일에 애착을 가지는 것은 아들이 사람들에게 잊혀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다. 그는 “수현이의 의인 정신이 잊히는 건 저에겐 사형선고 같은 것”이라며 “18년 동안 수현이를 잊지 않고 추모해주는 일본인과 우리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이 조의를 표한 것 역시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그이기에 최근 나빠진 한·일 관계를 생각하면 우울감이 몰려온다고 했다. 신씨는 “2017년 일본 총영사관 앞에 부산 소녀상이 설치됐을 때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일본 총영사가 힘들어 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며 “한국과 일본은 경제·문화적으로 뗄 수 없는 관계다. 일본이 보다 대범하게 결단을 내려 한·일 관계가 우호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윤찬 씨가 남편 이성대 씨 별세 후 26일 부산 해운대구 자택에서 아들 수현 씨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슬픔을 달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신씨는 아들과 남편의 뜻을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수현이가 유학 도중 집에 왔을 때 ‘한·일 우호증진의 일인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면서 “남편이 그랬듯 아들 뜻을 잇기 위해 LSH아시아장학회에서 명예회장직을 권유하면 수락하고, 즐겁게 한·일간을 잇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