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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동료 산체스 몸싸움에 쓰러진 손흥민“다 이해한다”

중앙일보 2019.03.27 01:35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 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콜롬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콜롬비아 다빈손 산체스(23번), 예리 미나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 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 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콜롬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콜롬비아 다빈손 산체스(23번), 예리 미나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 하고 있다. [뉴시스]

‘벤투호 첫 골’을 기록한 손흥민(토트넘)이 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토트넘 동료 산체스와의 대표팀 경기는 특별한 경험
어린 선수들에게 지나친 관심보다 묵묵히 응원해주길”

손흥민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려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볼리비아전에 이어 ‘투톱’으로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전반 16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콜롬비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이후 A매치에서 골이 없던 손흥민은 9경기 만에 ‘골 침묵’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에게 골에 대한 소감을 묻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답이 먼저 돌아왔다.
 
그는 “대표팀에서 자꾸 나의 이름만 많이 거론되는 것 같아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코치진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와중에서도 팀원들이 나를 믿어주고, 도움을 많이 줬기 때문에 골을 넣었다고 생각한다”며 “골은 내가 넣었지만, 뒤에 있는 선수들이 없었다면 오늘 경기 골도 없었을 것”이라고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2017년 수원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2골을 몰아쳐 2-1 승리를 이끌었던 손흥민은 2년 만에 다시 만난 콜롬비아에 또 한 번 ‘비수’를 꽂으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는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어 좋았다”며 “선수들이 너무나도 잘 해줘서 강팀인 콜롬비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손흥민과 산체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는 두 선수는 조국을 위해 치열한 승부를 펼쳐야 했다. 특히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 산체스가 중앙 수비수로 출격했기에 두 선수가 부딪히는 일은 많았다.
 
경기 중반 산체스의 거친 몸싸움에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도 했다.
 
손흥민은 “축구는 몸을 부딪치며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런 거로 감정이 상하지는 않는다”며 “다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 팀 선수와 대표팀에서 대결하는 건 매우 특별한 일”이라면서 “산체스가 개인 능력도 좋고 워낙 잘하는 선수라 좋은 경험이 됐다”고 전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산체스는 “어려운 경기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한국과 콜롬비아가 치열한 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 “대표팀에게 중요한 경기였다”면서 “거친 경기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을 위해 경기할 뿐이었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짤막한 답변을 내놓았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도 윙과 공격수를 오가기 때문에 포지션에 큰 제약은 없다”며 “감독님이 포지션을 정해주시면 내가 할 수 있는걸 최대한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 끝난후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 끝난후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뷰 내내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던 손흥민은 이강인 등 경기에 나서지 못한 후배 선수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살짝 목소리가 높아졌다.
 
손흥민은 “후배들은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동생들이고 한국 축구를 나중에 이끌어갈 선수들”라며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이 선수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내 눈으로 봤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어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당장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나오지 않아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겠지만, 이건 장기 레이스이고 길게 봐야 한다”며 “너무 많은 관심을 쏟기보다 묵묵히 뒤에서 응원해준다면, 이 선수들은 알아서 큰 선수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주장인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선수들에게 “실력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에 임하는 책임감과 소중함을 먼저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충고를 남기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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