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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법원 "北대사관 침입 괴한, 美 FBI에 정보 주려 접촉"

중앙일보 2019.03.27 01:24
 지난달 22일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에 침입했던 괴한들 중 1명이 사건 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스페인 고등법원이 밝혔다. 의문의 침입사건과 관련해 이들과 미국 정부와의 연관성을 스페인 당국이 확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고등법원은 이날 공개한 수사 상황 문건을 통해 당시 스페인 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이 모두 10명이라고 밝혔다. 한국·미국·멕시코 국적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북한 대사관에서 강도·납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에이드리언 홍 창'이라는 이름을 가진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는 사건 며칠 뒤인 지난 2월 27일 미 FBI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사관에서 탈취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오디오 녹음물 등 관련 정보를 넘기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문건은 적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자발적으로 진행했으며 다른 일행의 신원에 대해선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2일 의문의 괴한들로부터 급습을 당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EPA=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의문의 괴한들로부터 급습을 당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EPA=연합뉴스]

앞서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27일 로이터통신 등은 내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닷새 전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강탈한 뒤 4개 조로 나뉘어 포르투갈로 넘어갔다. '에이드리언 홍 창'은 리스본에서 다시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이 반(反) 북한단체인 '자유조선'에서 저지른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단체는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가 이름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2일 의문의 괴한들로부터 급습을 당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AP=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의문의 괴한들로부터 급습을 당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AP=연합뉴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파이스는 침입자 10명 중 최소 2명이 미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들이 침입한 공관은 북·미 핵협상에서 실무를 맡은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2017년 9월까지 대사로 재직한 곳이란 점이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당시 괴한 침입 사건 때 북한이 핵심 암호 프로그램이 담긴 컴퓨터를 도난당했을 수 있다고 블로그를 통해 주장했다. 최근 북한이 중국·러시아 등 해외에 있는 자국 대사를 소환한 것도 비밀 전보문으로 지시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이터 통신은 스페인 고등법원 발표와 관련, 미국 국무부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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