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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내일을 준비하는 탕웨이싱

중앙일보 2019.03.27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4강전> ●탕웨이싱 9단 ○안국현 8단
 
11보(174~189)=이제 해볼 곳이 별로 남지 않은 바둑에서 우상귀는 탕웨이싱 9단의 마지막 노림수. 189에서 '참고도1' 백1로 막을 때 흑2로 건너 붙이는 수가 있긴 하다. 만약 백3, 5로 끝까지 버틴다면 이하 수순으로 백이 곤경에 빠진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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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백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한 해법이 있다. '참고도2' 처럼 석 점을 버리고 물러서면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끝내기에서 석 점이나 버려도 승패에 전혀 지장이 없을 만큼 안국현 8단은 넉넉하게 판을 잘 꾸려왔다. 그만큼 백이 남는 바둑이다.  
참고도1

참고도1

참고도2

참고도2

 
초반부터 돌이켜보면 이번 바둑은 안국현 8단의 완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변에서 잠시 기분에 취해 무리수를 둔 것 외에는 시종일관 침착하게 잘 정리된 바둑이었다. 이와 달리 탕웨이싱 9단은 갈팡질팡하며 실수를 연발하고 스스로 바둑을 그르쳤다. 승패를 떠나 바둑의 질적인 내용으로만 봐도 안국현 8단의 명백한 승리다.
 
반상을 내려다보는 탕웨이싱 9단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평소 매너가 좋지 않기로 소문난 기사지만 지금은 차분하게 앉아 별다른 움직임도 없이 자신만의 생각에 깊게 잠겼다. 그는 남은 공간에 돌을 메우며 서서히 마음속으로 이 판을 정리하고 있다. 당장 다음날 이어 열리는 준결승 2국을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듯한 모습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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