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한 중학교에서 지난 25일 중학교 3학년생 김모(15)군이 도덕교과서에 "무시를 받았다"는 유서형 글을 남긴 채 투신했다. [사진 김군 아버지]](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8/28/b2e08c07-5fb2-48df-b5f4-d1c1437a96a8.jpg)
경북 포항의 한 중학교에서 지난 25일 중학교 3학년생 김모(15)군이 도덕교과서에 "무시를 받았다"는 유서형 글을 남긴 채 투신했다. [사진 김군 아버지]
경북 포항의 한 중학교 3학년 자습시간
교사 "선정적인 책봤다" 얼차려 20분
김군, 다음 시간 홀로 5층에서 투신
"무시 받았다" 도덕교과서에 유서 남겨
포항북부경찰서와 유족에 따르면 김군이 읽은 책은 15세 미만 구독 불가의 소설책이다. 장르는 전쟁 판타지다. 김군의 빈소에서 만난 김군 아버지는 “교사가 표지라도 봤으면 아들에게 ‘성인물을 봤다’며 나무라지 못했을 것”이라며 “물론 자습시간에 소설책을 본 건 아이의 잘못이지만, 교사들의 배려가 있었다면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군은 투신 직전 자신의 도덕 교과서에 유서형 글을 남겼다. 내용은 “무시 받았다. 내용도 똑바로 안 보고 서브컬처를 무시했다. 학교에서 따돌림받기 좋은 조건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살기 싫다”고 썼다.
학교 측은 체육 시간에 김군이 나오지 않은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반장이 김군에게 “체육 시간인데 왜 안 나가느냐”고 했지만, 김군은 “나가기 싫다”고만 답했다. 이후 김군이 혼자 교실에 머무르는 동안 교실에 들른 이는 아무도 없었다.
김군의 아버지는 “큰 말썽을 일으킨 적도 없었다”며 “평소 만화 등 영상에 관심이 많았고 도덕 교사에 대해선 ‘좋아하는 선생님’이라고 말해왔다”고 했다.
실제 사건 당일 1교시 국어 시간에 김군은 자신의 국어교과서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 칸에 ‘도덕 선생님’이라고 썼다. 이유는 ‘올바르고 정직하다’고 했다.
![지난 25일 오전 3교시 체육시간에 학교 5층에서 투신한 김모(15)군이 앞서 1교시 국어시간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을 '도덕선생님'이라고 썼다. [사진 김군 유족]](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8/28/afd0827a-63d8-4cf3-ae1a-f1d236183488.jpg)
지난 25일 오전 3교시 체육시간에 학교 5층에서 투신한 김모(15)군이 앞서 1교시 국어시간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을 '도덕선생님'이라고 썼다. [사진 김군 유족]
김군의 친구들은 현재 학교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여부는 유족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