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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반기문…정권 3년차에 제자리 찾은 미세먼지 공약

중앙일보 2019.03.26 01:00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명사특강에서 'UN과 반부패'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스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명사특강에서 'UN과 반부패'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스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수장으로 하는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이하 특별기구)’가 다음 달 본격 가동될 전망이지만,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 이행을 2년 가까이 미룬 셈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사이 시간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 위원회’가 환경부와 총리실을 거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위원들 사이에 위화감까지 조성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017년 11월 10일에 열린 미세먼지 대책위원회 출범식. [뉴스1]

2017년 11월 10일에 열린 미세먼지 대책위원회 출범식. [뉴스1]

당초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건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대신 2017년 11월 환경부 직속으로 미세먼지 대책위원회를 설치, 지난해까지 활동해왔다. “환경부 소속 위원회지만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사안이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당시 환경부의 해명이었다.
  
기대와 달리 대책위는 1년 넘게 활동했는데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환경부 소속인 데다가 정부 전체의 정책을 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었다. 
 
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해관 성균관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자동차·발전·산업 분야를 움직여야 한다”며 “그러려면 적어도 대통령이나 총리 선에서 지시가 내려와야 하는데 환경부 산하의 위원회로는 힘이 없었다”고 말했다.
 
환경부→총리→대통령…공약 이행 2년 걸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달 15일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국무총리 직속으로 미세먼지 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총리실 특위는 이낙연 총리와 문길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다. 

 
환경부 대책위 위원 24명 중에서 총리실 특위(민간 위원 18명)로 옮긴 사람은 6명뿐이었다. 위원장인 정 교수도 빠졌다.
  
하지만 총리실 특위 출범 직후인 이달 초 미세먼지 고농도 상황이 이어졌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청와대는 다시 특별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환경부에서 총리실을 거쳐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가 꾸려지는 데 2년이 걸린 것이다.
  
“위원회 간 교통정리 필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제는 총리실 특위는 ‘미세먼지 특별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나, 특별기구는 아직 법적 근거도 없다는 점이다. 특별 기구가 출범하게 되면 새로 만들어진 총리실 특위는 역할이 애매해질 수밖에 상황이다. 법을 개정해 총리실 특위를 없애지 않는 한 역할을 놓고 특별기구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부 대책위에서 활동한 김민수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대표는 “총리 직속으로 미세먼지 컨트롤 타워를 출범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특별기구를 또 만들면 미세먼지 대책을 놓고 서로 엇박자만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령을 만들어 특별기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총리실 특위는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특별기구는 큰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운용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22일 ‘지구의 날’에 맞춰 특별기구를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립추진단을 꾸리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에서도 실무를 맡을 10여 명을 추진단에 파견할 예정이다. 
 
하지만, 추진단 구성부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25일로 예정됐던 추진단 현판식도 이날 아침 급히 연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무실 준비 등 일할 여건이 안 돼서 현판식을 미뤘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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