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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후 가장 많이 '문 닫은 업종 톱10' 뭘까

중앙일보 2019.03.25 10:41
1인 가구 증가와 비혼(非婚)·웰니스(웰빙과 피트니스의 합성어) 트렌드가 우리 동네 간판 풍경을 바꾸고 있다. 주요 생활업종들도 이런 사회·인구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애완용품·헬스클럽 등은 꾸준히 사업체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예식장·산부인과들은 계속 문을 닫고 있다. 국세청이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품목을 취급하는 100개 업종을 추린 ‘100대 업종 사업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25일 이에 따르면 지난 2014년 9월과 비교해 지난해 9월 현재 가장 많은 비율로 늘어난 업종은 단전호흡·요가·탁구장·정구장 같은 ‘스포츠 시설 운영업’이다. 2014년 2132개에서 지난해 6465개로 4년 새 3배로 늘었다. 피부관리업(82.4%), 헬스클럽(51.5%)도 많이 늘어난 업종 10위권에 올랐다.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건강·미용·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취미 생활과 관련한 업종에서도 사람들이 쉽게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증가율 2위는 펜션·게스트하우스(130.4%)였다. 여행사, 자전거 판매점, 스포츠교육기관 등도 두 자릿수 이상으로 늘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반면 담배가게는 최근 금연 분위기에 따라 4년 새 1만9178개에서 1만3790개로 28.1%나 줄어 가장 많은 비율로 줄어든 업종 3위를 차지했다. 음주 회식문화가 줄면서 간이주점(-19.3%)·호프전문점(-14.9%)도 감소율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애완용품점이 102.6% 늘어난 7576개로 3위를 차지했고, 동물병원도 16% 증가했다. 혼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도 각각 43.3%·29.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인 가구 관련 산업은 새로운 업종이 나타나고, 지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소비지출 규모는 2020년 120조원에서 2030년에는 194조원으로 4인 가구 소비지출(178조원)을 앞지를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민간소비의 20%에 육박하는 수치다.
 
정보기술(IT)의 발달도 업종 지도를 바꾸고 있다.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하면서 통신판매업은 4년 새 46.3%나 늘어나 증가율 8위를 기록했다. 화장품·옷·신발가게·문구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의 수가 줄어든 것과 반대다. 가전제품 판매점은 줄어든 반면, 가전제품 수리점은 68.68%나 늘어나 증가율 7위를 기록한 것도 이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혼ㆍ저출산 영향…병원 중에는 산부인과만 줄어 
비혼 문화가 확산하면서 결혼·출산 관련 사업장이 줄어든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예식장(-17.5%)·결혼상담소(-11.9%)가 감소율 10위권에 들었다.
 
산부인과도 3.1% 줄었다. 진료 과목별 13개 병·의원 중 사업자 수가 줄어든 건 산부인과뿐이다. 비혼·만혼(晩婚)이 저출산으로 이어지면서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치열한 경쟁과 사회갈등 등으로 정신적인 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면서 신경정신과가 25.8%나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한편 사업체 수가 가장 많은 비율로 줄어든 것은 구내식당(-31.6%)이었다. 4년 새1만10000곳이 문을 닫았다.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에 운영하던 식당을 폐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취업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전문 자격증 업종의 인기도 이어졌다. 공인노무사가 82.8%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변호사(35.3%)·기술사(31.6%)·건축사(31.3%)도 많이 늘었다. 서로 대체재 성격의 업종들 가운데선 명암이 갈리기도 했다. 실내스크린골프(63.1%)가 전국 곳곳에 생기는 동안 실외골프연습장(-30.1%)은 간판을 내렸다. 남성들의 방문이 늘면서 미용실(17.9%)은 증가했지만, 이발소(-8.7%)는 줄었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 부회장(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은 “저출산 등에 따른 사회상과 생활패턴의 변화가 소비 트렌드를 바꾸면서 상권을 계속 바꿔 나가고 있다”며 “특히 개성 있고 의미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층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이런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폭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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