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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증여, 자녀 여럿에 분산하면 세 부담 줄어

중앙일보 2019.03.23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35)
매매가 위축된 가운데 지난 1월 증여거래 건수는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매매가 위축된 가운데 지난 1월 증여거래 건수는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는 1889건, 증여는 1511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매매는 20.6% 감소했지만 증여는 25.4% 증가한 것인데 1월 증여거래 건수로는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라고 한다. 이처럼 주택 증여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주택을 증여할 때 조금이라도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는 4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하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주택보유자의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게 된다. 다주택자는 주택을 양도할 때 양도세 부담도 크지만 계속 보유하더라도 보유세도 만만치 않아 팔 수도, 그냥 있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가족 증여는 보유세·양도세까지 줄여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방법이 증여다. 가족들에게 미리 증여해 두면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세까지 줄일 수 있다. 더 멀리 보면 주택 가격이 오르기 전에 낮은 가격으로 증여해 증여세는 물론 상속세 부담까지 줄일 수 있다는 이중 삼중의 포석인 셈이다. 지난 1월 주택 증여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막상 증여하려고 보니 증여세가 너무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따라서 최대한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증여를 통한 절세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주택을 증여할 것인지, 누구에게 증여할 것인지도 잘 정해야 한다. 만일 다주택자가 가족들에게 주택을 증여한다면 어떤 주택부터 증여해야 할까. 어떤 주택을 증여하는지에 따라 향후 절세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우선순위를 바로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들에게 미리 증여해 두면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세까지 줄일 수 있다.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주택을 증여할 것인지, 누구에게 증여할 것인지 잘 정해야 한다. [사진 중앙포토, pakutas]

가족들에게 미리 증여해 두면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세까지 줄일 수 있다.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주택을 증여할 것인지, 누구에게 증여할 것인지 잘 정해야 한다. [사진 중앙포토, pakutas]

 
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시세에 비해 싸게 증여할 수 있는 주택을 우선 증여해야 한다. 아파트의 경우 시가대로 증여해야 하지만 단독주택, 다가구주택은 시가보다 낮은 개별단독주택공시가격(기준시가)으로 증여세를 계산하기 때문에 아파트보다는 증여세 부담이 낮은 편이다. 오는 4월 공시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해 다른 주택보다 우선해서 증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반드시 4월 말 전에 미리 증여해야 오르기 전의 공시가격으로 증여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상승 가능성이나 선호하는 주거 형태 등을 고려한다면 아파트를 증여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다만 아파트는 시가로 증여가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단지 내 유사 아파트 매매사례가액이 가장 낮은 시점에 증여하는 것이 그나마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
 
양도세 중과세 대상인 다주택자라면 여러 주택 중 가급적 양도차익이 큰 주택을 먼저 증여하는 것이 좋다. 다주택자가 양도차익이 큰 주택을 양도하면 양도세 부담도 크기 때문에 차라리 양도하지 말고 증여하는 방법으로 양도세 부담을 피해 가는 좋은 방법이다.
 
가령 아파트 A(취득가 1억원)와 아파트 B(취득가 4억원)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두 아파트 모두 시가가 6억원이라면 A를 팔 때 양도차익은 5억원, B를 팔 때 양도차익은 2억원이다. A가 B보다 양도세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이왕이면 A를 배우자에게 6억원에 증여해 증여세 부담을 피하고(배우자증여 공제 6억원 적용), 5년 뒤 배우자가 이를 양도해 양도차익(양도가-취득가 6억원)을 줄이는 방법으로 양도세 부담마저 줄이는 것이다.
 
다주택자는 여러 주택 중 가급적 양도차익이 큰 주택을 먼저 증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자녀에게 나눠서 증여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사진 pixabay]

다주택자는 여러 주택 중 가급적 양도차익이 큰 주택을 먼저 증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자녀에게 나눠서 증여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사진 pixabay]

 
누구에게 증여할 것인지도 증여 목적이나 기대 효과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가족에게 증여한다면 배우자나 자녀가 될 것이다. 증여세 부담 최소화를 우선한다면 자녀보다는 배우자에게 증여해야 한다. 배우자 증여공제 6억원이 자녀 증여공제 5000만원보다 크기 때문이다. 다만 배우자에게 증여하더라도 부부의 주택 수는 합산해 계산하므로 주택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
 
반면 별도 가구인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부모의 주택 수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주택자라면 자녀 증여를 통해 2주택자가 되고, 2주택자라면 무주택 자녀에게 증여해 향후 각각 1가구 1주택 요건을 갖춰 양도세를 비과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세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명에게 나눠서 증여하는 방법을 쓰곤 한다. 가령 자녀 1명보다는 2명에게 분산해 증여세를 줄이는 것이다. 만일 주택 증여가액이 7억원이라면 자녀 1명이 증여받을 때 증여세는 약 1억 3100만원이나 자녀 2명에게 증여하면 증여세 합계가 약 9700만원으로 세 부담이 약 3400만원 정도 줄어든다.
 
며느리(사위)증여는 상속세 절세 효과
그러나 자녀 1명에게만 증여해야 한다면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며느리 또는 사위까지 포함한 분산 증여를 하기도 한다. 며느리(사위)에게 증여 시 1000만원만 공제되므로 증여세 부담이 있는 편이지만 증여자인 시부모(장인,장모)가 증여 후 5년만 지나면 향후 상속재산에는 합산되지 않아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주택 증여가액 7억원 중 14분의 11(5억 5000만원)은 아들에게, 14분의 3(1억 5000만원)은 며느리에게 증여할 경우 아들과 며느리의 증여세 합계는 약 1억 5000만원으로 자녀 혼자 받을 경우의 증여세 약 1억 3100만원보다 약 2600만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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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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