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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아이콘 공유경제, 플랫폼 업자의 ‘약탈’ 막는 게 과제

중앙선데이 2019.03.23 00:21 628호 8면 지면보기
[SPECIAL REPORT] 공유경제 10년의 빛과 그늘 
[일러스트=이정권·이은영 gaga@joongang.co.kr]

[일러스트=이정권·이은영 gaga@joongang.co.kr]

세계 최대의 자동차 공유기업인 우버가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지 꼭 10년이 됐다. 자동차와 숙박공유(에어비앤비)에서 시작된 공유경제는 오피스·장비 등을 거쳐 유통·배달 분야(아마존 플렉스, 우버 플렉스)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공유경제는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한 사람이 독점하지 않고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의미로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 교수가 2008년 만들어 낸 개념이다. 비용과 진입장벽이 낮아 효율성이 높고, 자원낭비로 인한 환경오염도 적다는 특징이 있다. 덕분에 세계 금융위기 이후 움츠러든 경제 상황에서 급성장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3년 150억 달러로 기존 렌털 경제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세계 공유경제 규모가 2025년에는 전통 렌털 경제와 맞먹는 335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으로 공유경제의 효율성과 적용 분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AI·블록체인 등 신기술 업고 날개
2025년 3350억 달러, 시장 급성장
택시 등 정규직 일자리 사라지고
임시직은 저임금·고용 불안에 신음

하지만 이런 급성장은 예기치 못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의 승차공유(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의 와중에 두 명의 택시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합의안을 만들어 냈지만, 서울 개인택시 사업자들은 지난 1월 숨진 고(故) 임정남씨의 장례가 치러진 21일 카풀 서비스 타다의 중단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선진국에서도 우버·그랩 등 차량공유 서비스의 확대로 일자리를 잃게 된 택시운전사의 극심한 반발을 이미 겪었다.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임정남씨 추모 집회에서 서울 개인택시 운전사들이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 추방을 요구하며 화형식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임정남씨 추모 집회에서 서울 개인택시 운전사들이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 추방을 요구하며 화형식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공유경제의 문제점은 세계화의 부작용과 비슷하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전 세계적으로는 소득의 불균형이 적지 않게 해소됐다. 자동차 제조업을 비롯한 선진국의 일자리가 중진국으로, 신발 제조 같은 일자리는 개발도상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국과 중진국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 비슷한 일이 공유경제 플랫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택시 운전사, 호텔 직원, 배달 사원 등의 정규직 일자리 대신 공유경제 플랫폼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긱 이코노미’가 활성화된 것이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연주자들을 단기로 고용해 이뤄지는 공연(긱)에서 유래됐다.
 
영국 가디언은 “우버가 노동자들을 (산업혁명 초기인) 빅토리아 시대 스타일로 쥐어짜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기간 노동을 하지만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의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부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반인 배송 서비스 쿠팡 플렉스의 경우 택배 하나를 배달하면 1000원 안팎을 받는다. 유류비와 택배 할당, 차량 적재 등에 드는 시간을 고려하면 시간당 10개씩은 배달해야 겨우 최저임금 수준이 된다. 음식 배달의 경우 하루 평균 9.65시간을 일해야 월 212만원을 벌 수 있다(서울노동권익센터). 택시의 평균 이동 거리인 8.3㎞를 카풀 운전자가 하루 두 차례 운행하면 벌 수 있는 돈이 2만원 내외다.
 
게다가 긱 이코노미 종사자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우버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사업자기 때문에 최저임금이나 고용 보장, 실업보험 같은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혁신이나 공유로 포장됐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기존 중소사업자의 먹거리를 빼앗아가는 약탈 경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공유경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를 법적 임금 노동자로 대우해 최저임금과 실업보험, 유급휴가 등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고용보험과 실업급여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명호 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는 “공유경제 플랫폼이 갈수록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회사나 업종, 근무 형태를 변경하더라도 건강보험, 퇴직연금 등 기본적인 사회보장을 이어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정규직에만 집중된 사회안전망의 범위를 확대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유경제는= 놀고 있는 개인의 재화와 서비스를 공동으로 활용
장점
- 소유자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 제공
- 사회의 효율성 높이고 공동체 신뢰 증진
- 소비 감소로 자원 낭비, 환경오염 방지 
 
단점
-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정규직 일자리 감소
- 참여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미흡한 고용보장
- 건강·실업 보험, 연금 등의 사각지대 발생
 
김창우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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