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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 인권단체에 67억 지원”…북 “물·공기만 있으면 산다”

중앙일보 2019.03.22 00:05 종합 6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리마에서 ‘M1 에이브럼스’ 탱크 앞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리마에서 ‘M1 에이브럼스’ 탱크 앞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의 대북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 대북 감시·정찰·검색 전력을 한반도 주변으로 차곡차곡 전개한 데 이어 북한 인권 문제를 꺼내들었다. 의회는 새 대북제재 법안도 준비 중이다. 군사·인권·제재 법안 등 3중 대북 압박이다.
 

트럼프 정부, 북 인권 본격 거론
경비함파견·제재법안과 3각 압박
북한, 자력갱생 내세우며 맞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북한의 인권 증진 및 인권 유린 책임 추궁, 대북 정보 접근을 위해 활동하는 국내외 단체·기관들에 기금 지원을 공고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 내 민주주의·인권·노동국이 주도하는 이번 기금 규모는 600만 달러(약 67억5900만원). 국무부는 다음달 17일까지 접수한 뒤 2~5개 기관·단체를 뽑아 지원할 계획이다.
 
국무부의 지원 분야는 우선 대북 정보 유입과 내부 정보 유출, 북한 내 정보 유통을 촉진하는 사업(350만 달러, 약 39억4000만원)이다. 대북 라디오 방송 제작, 북한 주민을 위한 콘텐트 생산 등이 해당된다. 또 북한 인권 개선과 관련한 사업(150만 달러, 약 16억9000만원)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강제 북송 등 인권 유린 사례 수집, 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 발표 등에 대한 지원이다.
 
국무부는 또 대북 정보 유입과 내부 정보 유출, 북한 내 정보 유통을 촉진하는 사업에 50만 달러(약 5억6000만원)를, 북한의 인권 유린을 기록하고 이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제고하는 사업에 50만 달러를 각각 지원할 예정이다.
 
박원곤 한동대 지역학과 교수는 “인권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선순위가 아니며, 특히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 이후론 북한 인권 문제를 본격 제기하지 않았다”며 “인권을 다시 꺼낸 것은 그만큼 북한에 뼈아픈 카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도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한반도와 주변 공중·바다에서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 U-2 정찰기, E-3 조기경보통제기의 활동이 확인됐다. E-3 조기경보기의 경우 당초 한국에 머무르지 않기로 했지만 갑자기 계획을 바꿔 지난 18일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한다. 미국의 해안경비대(USCG) 소속 버솔프 경비함도 지난 3일 일본 사세보에 도착해 북한의 불법 환적을 감시하는 초계활동에 돌입했다. 미 의회도 이르면 5월 중 추가 대북제재 법안을 상정할 준비를 마쳤다. 공화당과 야당인 민주당이 찬성 의사를 밝히는 만큼 통과 가능성이 크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3일 ‘최대 압박과 제재’를 언급했는데, 지금 상황은 미국이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진전된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미국의 압박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자 ‘자력갱생’을 내걸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1일 200자 원고지 50장(1만1600여 자)이 넘는 정론에서 “물과 공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는 강의한 정신은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그 믿음은 위대한 수령만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장문의 글을 통해 자력갱생과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과도하게 촉구했다”며 “인공위성 발사 같은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철재·김지아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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