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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승만은 파내야”…KBS는 과연 공영방송이 맞는가

중앙일보 2019.03.21 00:11 종합 30면 지면보기
공영방송  KBS의 반공영적 행태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정치적 균형 대신 편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역사·시사 프로그램, 시청률에 눈멀어 물의 연예인에게 면죄부를 남발한 오락 프로그램들이 연일 시청자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KBS 1TV 강연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이승만 대통령을 “괴뢰”라 지칭하고 반탁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근현대사 100년을 강연 형식으로 재조명하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11회 ‘해방과 신탁통치’를 다룬 이날 방송에서 김 교수는 “김일성과 이승만은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분할 통치하기 위해 데려온 인물들” “일종의 퍼핏(puppet), 괴뢰”라며 “(국립묘지에 안장된 이 대통령을) 당연히 파내야 한다. 우리는 이 대통령 밑에서 신음하며 자유당 시절을 겪었고, 4·19혁명으로 그를 내쫓았다. 그는 역사에서 이미 파내어진 인물”이라고 발언했다. 또 “찬탁은 합리적 사유의 인간이고, 반탁은 변통을 모르는 꼴통의 인간”이라며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 신탁통치에 찬성했으면 분단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정치편향, 역사 왜곡 비판이 나왔다. ‘외세를 등에 업은 반민족 독재자’라는 프레임으로, 정치적 공과가 분명히 존재하는 전직 대통령을 깎아내렸다는 비판이 컸다. 인터넷에도 “팟캐스트도 아니고 좌편향 과격 발언을 걸러내지 못한 공영방송의 직무유기” “이승만은 한반도 전체 공산화를 막으려고 남한 단독정부를 수립한 자유민주주의의 신봉자다. 공산주의를 했어야 한다는 말인가”라는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2TV 간판 오락프로그램  ‘1박2일’은 아예 폐지 요구에 직면했다.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 내기골프 의혹이 제기된 차태현, 김준호가 줄줄이 낙마해 제작이 잠정 중단된 프로다. 과거 정준영이 유사 혐의를 받았을 때 4개월 만에 복귀시켰을 뿐만 아니라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았던 김준호도 이 프로를 통해 컴백했다. 가수 MC몽이 병역기피 논란으로 하차했을 때도 그를 유머코드로 다뤘었다. 출연자의 범죄나 의혹을 가볍게 다루며 도덕적 해이에 빠져 ‘물의 연예인 집합소’가 된 공영방송 프로그램은 폐지해 마땅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영방송의 덕목인 공공성, 공정성, 객관성, 균형감을  KBS 스스로 저버리는 모양새다. 그들이 말하는 공영성은 도대체 누굴 위한 공영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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