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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가뭄·홍수 예방 효과 "있다","없다"…전문가들도 논란

중앙일보 2019.03.20 14:43
전남 나주시 다시면에 위치한 영산강 죽산보. 보 해체와 수문 개방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나주시 다시면에 위치한 영산강 죽산보. 보 해체와 수문 개방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환경부가 내놓은 금강·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놓고 전문가들도 나뉘고 있다.
 

정치 급류에 휩쓸린 4대강 보 <하>

환경부 제안을 비판하는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전문가도 있다.
 
환경부 제안에 비판적인 전문가 중에는 이름이 알려지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명박(MB) 정부 때 4대강 사업에 소극적으로 반대하던 전문가들과 비슷했다.
 
보 해체는 정책 목표 아닌 수단에 불과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의 세종보 철거 발표에 대해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세종시 한솔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환경부 주최로 열린 세종보 처리방안 공청회장 앞에서 찬반 단체가 함께 서서 각자의 논리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의 세종보 철거 발표에 대해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세종시 한솔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환경부 주최로 열린 세종보 처리방안 공청회장 앞에서 찬반 단체가 함께 서서 각자의 논리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 수자원 전문가는 "지속가능한 물 관리가 정부의 정책 목표가 돼야 하는데, 정책 수단에 불과한 4대강 보 해체를 정책 목표인 것처럼 밀어붙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수자원 전문가는 "자연성을 회복하는 게 목표라고 하면서도 경제성 평가 결과, 즉 편익/비용 비율에 따라 어떤 보는 남겨두고, 어떤 보는 해체하겠다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갖추지 못한 정부의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수문 개방에 따른 수질·생태 변화를 모니터링할 때 선정한 평가항목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에 직접 참가하지 않은 전문가들은 "환경부가 어떤 항목에 대해 평가할 것인지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폭넓은 의견을 듣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홍수·가뭄 예방 효과 놓고 논쟁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 긴급 토론회에서는 환경부의 보 처리 방안에 대해 전문가와 주민들 비판이 쏟아졌다. [중앙포토]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 긴급 토론회에서는 환경부의 보 처리 방안에 대해 전문가와 주민들 비판이 쏟아졌다. [중앙포토]

이런 가운데 환경부에 대한 역공도 벌어지고 있다.
 
과거 MB 때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을 맡았던 심명필 인하대 명예교수는 "엉터리 경제성 평가를 바탕으로 보를 해체한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심 교수는 "4대강 사업 때 강을 준설하면서 더 많은 물을 담아 활용할 수 있게 돼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를 경제성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실제로 환경부 기획위는 보를 해체하면 지하수 이용에는 다소 문제가 생기겠지만, 순수하게 보에 가둔 물을 이용해 보의 물이 줄어든 경우는 없기 때문에 가뭄 대비 효과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보를 해체하면 오히려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4대강 사업 시행 당시 퇴적토를 준설하고, 제방을 보강했기 때문에 홍수 때 강물 흐름이 더 원활해진다는 게 기획위의 설명이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 개선" 주장도
4대강 사업 논쟁의 중심에 선 두 전문가. 왼쪽은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주도해온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오른쪽은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장을 지낸 심명필 인하대 명예교수. [중앙포토]

4대강 사업 논쟁의 중심에 선 두 전문가. 왼쪽은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주도해온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오른쪽은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장을 지낸 심명필 인하대 명예교수. [중앙포토]

일부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 덕분에 수질이 더 좋아졌는데도 환경부가 이를 숨긴다고 주장한다.
 
환경부도 4대강 사업 때 하수처리장의 총인(TP) 처리시설을 확충하는 등 3조 원 이상을 수질 개선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덕분에 적어도 일부 항목에서는 수질이 좋아졌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보로 인해 물길이 막히고 체류 시간이 늘어나 녹조가 계속 발생하는 만큼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주도해온 대한하천학회장인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녹조가 발생하고, 강바닥에는 뻘이 쌓여 시궁창 냄새가 나는 만큼 보를 해체하는 게 맞다"며 "강변에서 농사짓는 분들은 보 해체를 우려하지만, 그 부분은 정부가 준비하는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4대강 사업 전에는 본류 주변에서 물이 말라서 농사를 못 지은 적이 없었다"며 "오히려 사업 후에 지하수위가 올라가는 바람에 수박 농사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는 "영산강은 농업용수가 일부 부족하지만, 한강·금강·낙동강은 농업용수가 부족하지 않다"며 "강에서 가져가는 농업용수는 결국 상류 댐에서 오는 것이고, 금강에서 보령댐으로 물을 보내는 도수로도 백제보 하류 물(금강 하굿둑 물)을 취수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획위 수리수문분과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별취재팀=김방현·위성욱·김호·천권필·백희연 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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