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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시대 코 앞에 닥쳤는데…수익 모델이 안 보여

중앙일보 2019.03.20 11:00
5세대(5G) 이동통신이 내달 상용화를 앞두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막상 뚜렷한 수익 모델이 떠오르지 않아서다.
 
5G 활용한 신산업은 대부분 규제에 막혀  
이통업계 관계자는 19일 "5G 수익원 발굴이 B2B(기업간 거래) 분야는 규제에 막힌 분야가 많고, 요금제로 대표되는 B2C(소비자 대상) 분야는 정치권과 여론 눈치만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LG유플러스가 설치한 VR게임 체험 존에서 방문객들이 VR기기를 착요하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설치한 VR게임 체험 존에서 방문객들이 VR기기를 착요하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통신사들은 당초 5G 시대가 오면 B2B(기업간 거래) 분야가 큰 수입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3G가 사람과 사람, 4G(LTE)가 사람과 기계를 연결해줄만한 속도의 통신망이었다면 5G는 기계와 기계(Machine to machine)가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5G를 적용한 신산업이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의료정보 같은 데이터를 기계와 기계 사이에 주고 받는 게 국내선 위법이다. 드론이나 자율주행 등도 5G 기술 바탕 위에서 꽃 피울 것으로 기대되지만 제도 개선이 따르지 않으면 사업화가 쉽지 않다. 
 
이통사들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B2B용 수익모델'을 구상하느라 아이디어를 쥐어 짜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올들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오피스 등 5G 기술을 적용한 시범사업 현장을 공개하고 KT가 5G 적용 중계방송 기술을 선보인 것도 결국 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제 나와도 5G로 대거 이동 장담 못해
B2C 분야는 요금제에 기댈 수 밖에 없으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과기정통부는 SKT가 인가 신청한 요금제를 "저가 요금제가 없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현 정부 들어 통신요금 인하 압박을 받아온 이통사는 이를 '값을 올리지 말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KT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 연 5G 체험관에서 15일 방문객들이 로봇화가가 초상화를 그리는 모습을 지켜고 있다. [연합뉴스]

KT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 연 5G 체험관에서 15일 방문객들이 로봇화가가 초상화를 그리는 모습을 지켜고 있다. [연합뉴스]

요금제가 정해진다 해도 소비자들이 5G로 대거 이동할 것이냐는 점도 고민이다. 통화와 동영상 감상은 현재 LTE 속도로도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이 거의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LTE 속도로는 감당 안될 정도로 데이터 용량이 크면서, 5G에서는 감상 가능한 몰입도 높은 콘텐트 개발이 시급하다"고 털어놨다. 고객이 5G로 이동할 유인책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5G로만 가능한 킬러 콘텐트 개발이 관건
일단 이통사들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실감형 콘텐트를 킬러 콘텐트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스크린 속 움직임이 아니라, 공연장 내부에 들어와 직접 보는 것 같은 영상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KT가 자회사 지니뮤직에 2대 주주로 CJ ENM을 끌어들인 것도 CJ ENM이 한류 콘텐트를 포함해 고품질 영상을 다량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지니뮤직이 이를 VR 영상으로 재편집하는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뮤직에는 LG유플러스도 3대 주주로 참여했다. VR 영상을 KT뿐 아니라 LG유플러스에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도 내부에 VR·AR 콘텐트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두고 대형 연예기획사들과 콘텐트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LTE 망이 구축되자 LTE 속도에 최적화된 앱들이 쏟아졌다"며 "5G도 망이 깔리고 나면 5G의 속도로만 구동 가능한,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즐길만한 앱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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