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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바람맞히나…남북관계 ‘바로미터’ 개성연락사무소

중앙일보 2019.03.20 05:00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9월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북측 소장인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조 장관, 이 위원장,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9월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북측 소장인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조 장관, 이 위원장,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에서 이달 들어 정례회의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으면서 남북 간 상시 소통마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지난해 9월 개성에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고 양측 연락사무소장 정례회의를 주 1회(매주 금요일) 열고 있다. 남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북측은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연락사무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천 차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주 금요일마다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업무를 보며 북측에선 전 부위원장이 평양에서 내려왔다. 전 부위원장이 오지 않을 경우엔 교대로 연락사무소에 상주 중인 황충성 또는 김광성 조평통 부장(소장대리)과 협의해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북측 소장대리와의 회의마저 열리지 않고 있다. 3월 1일은 남측 공휴일이었고, 8일 '세계 여성의 날(북측 명칭 국제부녀절)'은  북측 공휴일이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15일에는 통상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던 북측 소장대리 둘 다 자리를 비워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북측은 소장대리의 부재 사실을 우리 측에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천 차관은 이날 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사를 아무도 만나지 못한 채 업무만 보고 서울로 귀환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오른쪽)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통일부 제공]

천해성 통일부 차관(오른쪽)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통일부 제공]

남북 소장회의가 열리지 못한 지는 지난달 1일을 마지막으로 6주가 넘었다. 남북 간 현안 문제가 사실상 소장회의에서 비중있게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남북 간 주요 소통채널이 한달 반 이상 공전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3·1절 남북 공동행사를 놓고도 정부 측 제안에 끝내 응하지 않아 행사가 무산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북측 소장대리 2명이 지난주부터 모두 연락사무소 자리를 비우고 있다”며 “내부 사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 이 당국자는 “연락사무소에서 남북 연락관 접촉은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소장회의는 이번 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경.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경. [사진공동취재단]

다른 당국자는 “평양에서 개성까지 북한 교통 사정이 여의치 않아 특별한 현안이 없으면 소장회의가 열리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열린 만큼 남북 간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던 북측 소장대리가 갑작스레 자리를 비우고 있어 북한이 미국과의 냉기류에 이어 남측과의 대화채널도 걷어들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당장 정부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문제를 북한과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 면제 절차가 마무리돼 남북 간 협의만 하면 화상상봉을 진행할 수 있다. 정부는 금주 중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실무협의를 제안할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황이 유동적이긴 하나 북측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관심 사안이다. 협의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금주에 연락사무소에서 소장회의 개최 여부가 남북관계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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