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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1만원 넘는데 거래가는 8000원대” 국민 횟감 광어의 눈물

중앙일보 2019.03.20 00:33 종합 18면 지면보기
“광어회 반 마리를 8900원에 집에서 택배로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숙성 회 상태로 초장·간장·고추냉이까지 서비스가 되네요.”
 
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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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의 페이스북에 올려진 글이다. 김 장관이 어민들을 돕기 위한 광어(廣魚·넙치·사진) 홍보에 나선 데는 이유가 있다. 광어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든 데다 광어값도 크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제주에서 2대째 광어양식을 하는 현지훈(48)씨는 “1㎏짜리 광어 한 마리를 잘 키우는 데 전기료·사료값·인건비 등 1만1000~1만2000원이 드는데 최근에는 8000원대까지 떨어져 팔 때마다 손해”라고 말했다.
 
제주어류양식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당 1만2000~1만3000원대였던 양식 광어 값이 최근 8600원대까지 떨어졌다. 해양수산개발원(KMI)의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지난 1월 산지 가격은 ㎏당 7647원으로 10년 전인 2008년(9754원)보다도 21.6% 하락했다.
 
광어의 판매 부진은 경기 위축과 함께 대체 먹거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노르웨이산 연어와 일본산 방어 등 경쟁 횟감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2008년 2465t이던 연어 수입량은 지난해 2만4058t으로 9.7배, 방어는 246t에서 1574t으로 6.4배 급증했다.
 
제주양식수협은 광어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매를 통한 시장격리에 나섰다. 수협 측은 자체 자금 37억5000만원을 투입해 5월 말까지 활광어 400t을 사들일 예정이다. 수매 물량은 전국 대학 축제와 박람회 등을 통한 시식회와 해외 판촉 행사 등에 활용된다. 아울러 수협 측은 올해 80억원을 들여 광어 가공·유통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직접 회를 뜨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머리와 아가미·껍질 등을 제거한 광어회를 보급하는 게 목표다.
 
광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입에 달라붙는 느낌이 있어 횟감으로 가장 선호하는 어종이다. 제주도는 358곳의 양식장에서 국내 양식 광어의 약 60%를 생산해낸다. 전남 완도에서 나머지 약 30%가 생산되며, 국내 다른 지역에서 10% 정도가 난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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