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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쇼크의 역설…40대만 출산율 늘어 역대 최고

중앙일보 2019.03.20 00:04 종합 10면 지면보기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최초로 0명대 이하로 떨어지는 등 출산 기피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40대 이상 산모의 출산율을 계속 늘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의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 자료에 따르면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전년보다 0.4명 증가한 6.4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1993년에는 2.0명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2008년 3.2명에서 10년 새 2배로 늘어나는 등 증가 속도가 빠르다. 한편 45~49세 산모의 출산율은 0.2명 선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40세 이상 산모가 낳은 신생아의 비중은 3.9%까지 올랐다. 1998년 0.8%, 2008년 1.5%에서 계속 비중은 커지고 있다. 물론 출산이 왕성한 시기인 20대~30대 초반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요즘 같은 ‘저출산 쇼크’ 시대에 40대가 유일하게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는 연령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40대 출산율 증가에는 ‘의학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인공수정·시험관 아기 등 불임 치료가 일반화됐다. 이미 자녀를 둔 일부 부부들의 늦둥이 출산도 한몫했다. 재혼 후 새로 꾸민 가정에서 자녀를 원하는 40대도 더러 있다.
 
비싼 자녀 주거비·교육비·양육비 등도 40대 출산의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적 안정을 이룰 때까지 결혼과 출산을 미루다가 결국에는 원하는 시기에 임신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만혼(晩婚)이 일반화되면서 초혼 연령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40대에 첫 아이를 낳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40대 출산율이 급격히 높아지진 않겠지만, 상당 기간 올라가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40대 출산이 늘어나는 것이 한국의 저출산 해법이 되긴 힘들다. 신체적 노화에 따른 출산의 한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 난임·우울증 상담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은 “35세 이상 산모는 기형아 출산ㆍ유산 등의 위험에 노출된 ‘고위험 산모’로 분류된다”면서 “40대의 출산이 쉽지 않다는 의학적 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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