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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폐손상 원인 여성 신선동결혈장 10년간 9만건 공급”

중앙일보 2019.03.18 10:54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수혈 중에 급성폐손상을 일으키는 여성 신선동결혈장(FFP)이 지난 10년간 국내에 9만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18일 대한적십자사와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FFP는 여성이 헌혈한 혈액에서 적혈구·백혈구 등의 성분을 빼내고 남은 핏국물을 얼린 것을 말한다.
 

정춘숙 의원, "한마음혈액원·중앙대혈액원 공급"
"급성폐손상으로 인한 사망 등 역학조사 필요해"

정 의원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2009년 7월 1일부터 여성헌혈자 유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공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마음혈액원과 중앙대혈액원은 지난 10여 년간 여성헌혈자 유래 신선동결혈장 총 9만5776개를 수혈용으로 공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음혈액원은 2009년 7월 1일부터 지난 2월 26일까지 총 8만 7424개, 중앙대혈액원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 2월 26일까지 총 8352개의 여성헌혈자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공급했다.
 
여성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FFP)은 수혈관련 부작용인 수혈관련급성폐손상(TRALI)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수혈 후 6시간 이내에 갑작스러운 호흡부전이 일어나고 방사선 촬영에서 폐부종을 보인다. TRALI의 사망률은 약 6~20%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오른쪽).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오른쪽). [연합뉴스]

해외의 경우, 법령으로 여성 헌혈자 신선동결혈장의 수혈용 공급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TRALI 진단의 어려움과 위험성을 인식해 남성 헌혈자 신선동결혈장을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네덜란드는 남성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만 공급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미국과 일본 등은 남성 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5년 첫 TRALI 발생사례가 확인된 뒤, 질병관리본부가 2009년 수혈관련이상반응, 2010년 수혈관련급성폐손상 발생 실태에 대한 학술 연구용역을 시행해 TRALI 발생률 및 실태를 일부 파악하고 보고체계를 수립했다. 국내에서도 대한적십자사는 2009년 7월 1일부터 여성 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은 의약품 제조를 위한 분획용으로 출고하고 있다.
 
다만 한마음혈액원은 남성 헌혈자의 전혈 유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우선 출고한 뒤, 재고가 부족할 경우 임신 전력이 없는 여성 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용으로 제한 출고하는 지침을 2009년 10월 마련했다. 실제 감사원 감사에서 한마음혈액원은 2016년 1월 1일부터 2018년 9월 말까지 여성헌혈자 신선동결혈장이 392건 수혈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정부가 발간한 수혈가이드라인엔 TRALI 예방을 위해 2009년 7월부터 모든 신선동결혈장을 남성 헌혈 혈액으로만 제조해 수혈용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돼 있지만, 한마음혈액원이나 중앙대혈액원은 여성 신선동결혈장을 공급하는 사각지대로 방치되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한마음혈액원과 중앙대혈액원에서 각각 공급한 여성헌혈자의 신선동결혈장을 수혈받은 환자에 대해 급성폐손상으로 인한 사망 등이 있었는지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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