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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미세먼지, 후쿠시마 수산물…한국 환경외교 시험대

중앙일보 2019.03.18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청와대가 1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6일 만난 반 전 총장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 청와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청와대가 1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6일 만난 반 전 총장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 청와대]

중국발 미세먼지, 일본발 후쿠시마 수산물 이슈로 한국의 ‘환경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미세먼지 사태는 이미 한·중 간의 첨예한 외교 이슈다.  
 

반기문 미세먼지 해결사 수락
대중 협상 잘 풀어갈지 과제
한국, 내달 WTO서 수산물 패소 땐
일본, 징용배상과 연계 보복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다음 날 뤼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발 미세 먼지 주장이)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 외교적 결례 논란까지 불렀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6일 문 대통령이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수장직을 수락했다. 반 전 총장의 대중국 외교력 및 국제사회 영향력이 향후 한·중 미세먼지 외교의 새 변수가 된 셈이다. 정부가 맞닥뜨릴 또 다른 도전은 내달 11일쯤 불거질 일본발 생선 수입 문제다. 2011년 3월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한국 정부가 취한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놓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최종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한국이 패소하면 신일철주금 등 강제노역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에 이어 한·일 관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전망이다.
 
2011년 식약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은 “세슘 등 방사성 물질 오염이 우려된다”며 후쿠시마산 일부 농산물과 명태 등 수산물 전 품목을 수입 금지했다. 일본 정부가 2015년 한국 정부를 WTO에 제소했고, WTO는 지난해 2월 “한국 정부는 수입을 재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 정부의 상소에 따른 WTO의 결정이 내달 나온다. WTO의 결과를 뒤집기 쉽지 않다는 게 국제통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재신 국립외교원 고문은 “평소 같으면 유예 조치 등을 일본과 협의할 수도 있었겠지만, 양국이 과거사 문제로 경색된 지금은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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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는 “먹거리 문제는 국민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만큼 WTO의 결정이 난다고 수산물 수입을 즉각 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일본은 한국 측에 이행을 요청할 수 있고, 불이행과 관련한 WTO의 추가 판단 과정을 거쳐 일본이 대항 조처를 할 수도 있는데 이 기간이 1년은 걸린다는 것이 외교가 관측이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수산물과 관련한 대응책을 과거사 문제와 연계시킬 가능성이다. 최근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고위 관료들이 강제노역 판결과 관련, “관세 인상 등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하고 있다. 정치적 갈등을 경제로 보복하는 일본의 이런 대응은 그 자체로 WTO 규정 위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수산물 수입 재개 불이행에 대한 조치’를 명분으로 경제보복에 나서면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김 고문은 “이 문제가 과거사 문제와 함께 불필요하게 퍼지지 않도록 외교 당국이 미리 준비하고,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세먼지를 둘러싼 한·중 외교는 반 전 총장의 등장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됐지만 중국이 그동안 보인 태도로 볼 때 의미심장한 돌파구가 마련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 1월 열린 한·중 환경 협력 공동위에서도 중국 측은 “2013년 이래 베이징 등의 대기 질이 40% 이상 개선되는 등 생태환경 전반의 질이 개선됐다”며 현재 한국의 미세먼지는 중국 탓이 아니란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2017년 8월 한·중·일 환경부 장관이 합의한 미세먼지 원인 규명 보고서(LTP)도 아직 나오지 못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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