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권혁재 기자 사진
권혁재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봄 나비를 봄

중앙일보 2019.03.18 00:00
 
 
네발나비/ 20190317

네발나비/ 20190317

나비를 봤습니다.
아침저녁으론 아직 쌀쌀한 서울 날씨입니다.
꽃도 그다지 많이 피지 않았습니다.
무에 그리 급한지 홀로 깨어났을까요?
 
 
네발나비/ 20190317

네발나비/ 20190317

낙엽 수북한 곳에서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단박에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곧추선 날개 색이 낙엽과 별 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날개를 조금씩 열었다 닫았다 하는 바람에 알아봤습니다.
사진을 찍으려 살금살금 다가갔습니다.
숨죽이며 휴대폰 셔터를 눌렀다 뗀 순간,
‘찰칵’ 소리와 동시에 휘리릭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늘을 어지러이 휘저으며 나는 모습을 한참 지켜봤습니다.
얼마나 날랜지, 눈으로 따라잡기도 쉽지 않습니다.
 
 
 
네발나비/ 20190317

네발나비/ 20190317

다행히도 다시 낙엽 위에 내려앉았습니다. 
얼른 가방에서 셀카봉을 꺼냈습니다.
 
휴대폰 수동모드에서 초점거리를 최단거리로 세팅했습니다.

제 휴대폰의 최단 초점거리가 10cm가량 됩니다.
 
다시 숨죽이며 나비를 향해 셀카봉을 뻗었습니다.
나비 바로 위 10cm, 
최단거리에 휴대폰을 위치시켰습니다.
셔터를 누른 채, 
날개가 펴지기를 기다렸습니다.
 
접은 날개가 펴지자마자 셔터에서 손을 뗐습니다.
황금빛 고운 점박이 날개가 휴대폰 액정에 고스란히 맺혔습니다.
찍은 사진으로 이름을 검색해보니 ‘네발나비’였습니다.
 
 
 
회양목 꽃에 날아든 벌/20190317

회양목 꽃에 날아든 벌/20190317

네발나비를 떠나 보내고,
걷다가 회양목 꽃에서 꿀 따는 벌들을 봤습니다.
참 바지런하기도 합니다. 
벌써 나와 앙증맞은 회양목 꽃을 누빕니다. 
이 작은 꽃에도 꿀이 있나 봅니다.
이 꽃 저 꽃 옮겨 다니느라 부산합니다.
 
 
 
네발나비/ 20190317

네발나비/ 20190317

그 순간 또 다른 네발나비가 회양목에 날아들었습니다.
날개만 몇 번 접었다 폈다 하더니 먼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벌과 달리 회양목 꽃의 꿀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 봅니다.
 
올해 처음 본,
봄 나비입니다.
먼 하늘로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혼자 속으로 바랬습니다.
꿀 넉넉한 봄꽃 찾기를….
 
 
 
 
배너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이메일 받기를 하시면 기사 업데이트 시
메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