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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안 끝났다'… 차상현 감독 GS칼텍스 PO 2차전 승리

중앙일보 2019.03.17 16:43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GS칼텍스 선수들. [연합뉴스]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GS칼텍스 선수들. [연합뉴스]

절친 대결의 승자는 차상현(45) GS칼텍스 감독이었다. GS칼텍스가 도로공사를 꺾고 플레이오프 전적 1승1패를 만들었다.

풀세트 접전 끝에 1차전 패배 설욕
최종 3차전은 19일 김천에서 열려

 
GS칼텍스는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19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2승제) 2차전에서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2(25-15, 22-25, 19-25, 25-20, 15-11)로 이겼다. 1차전에서 2-3으로 졌던 GS칼텍스는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 강소휘가 양팀 통틀어 최다인 31점을 올렸고, 이소영이 23점으로 뒤를 받쳤다. 도로공사 박정아는 30득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3차전은 19일 도로공사의 안방인 김천에서 열린다.
 
이번 플레이오프 최고 화제의 인물은 김종민 감독과 차상현(45) GS칼텍스 감독이었다. 두 팀 사령탑은 초·중·고 동기동창이다. 울산중앙중과 마산중앙고 시절까지 함께 배구를 했다. 김종민 감독은 인하대, 차상현 감독은 경기대로 진학하면서 엇갈렸으나 나란히 한 팀을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했다. 12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도 두 사람은 설전을 벌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차 감독은 "예전엔 내가 하라는 대로 하는 친구였는데 많이 컸다"고 선제공격을 했고, 김종민 감독은 "지금이 더 중요하다"며 맞받아쳤다.
12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설전을 벌인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왼쪽)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왼쪽 셋째). [연합뉴스]

12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설전을 벌인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왼쪽)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왼쪽 셋째). [연합뉴스]

 
코트에서도 두 감독은 양보 없는 지략 대결을 벌였다. 차상현 감독은 15일 김천 1차전에선 약점으로 꼽히던 중앙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정규시즌과 다른 패턴의 공격은 효과를 거뒀다. 1,2세트를 내준 GS칼텍스는 3,4세트를 따내며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김종민 감독은 "예상은 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양 날개로 올라가는 공격이 빨라 막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끝내 승리를 거둔 건 도로공사였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5세트 집중력을 발휘했다.

 
1차전 뒤 두 감독은 웃으며 악수를 해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패장 차상현 감독의 속이 편할 리는 없었다. 차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솔직히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한 팀은 이기고, 한 팀은 질 수 밖에 없다. 인상을 써서 이길 수 있다면…"이라고 했다. 벼랑 끝에 몰린 GS칼텍스는 2차전에서 또다른 악재를 맞았다. 외국인선수 알리가 무릎 부상 때문에 스타팅에서 빠졌다. 1차전에서 손가락을 다쳤던 이소영이 투혼을 발휘할 수 밖에 없었다. 
 
공격을 시도하는 GS칼텍스 강소휘. [연합뉴스]

공격을 시도하는 GS칼텍스 강소휘. [연합뉴스]

'언더독' GS칼텍스는 예상을 뒤엎고 1세트를 따냈다. 강소휘가 강력한 서브와 힘있는 스파이크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상승세를 탄 GS칼텍스는 2세트도 20-17로 앞서가며 도로공사를 압박했다. 그러나 어이없는 포지션 폴트로 점수를 내 준 데 이어 표승주의 공격범실이 나와 21-21 동점이 됐다. 도로공사는 해결사 박정아가 3회 연속 공격을 성공시키며 역전승을 거뒀다. 도로공사는 3세트도 가져갔다.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린 GS칼텍스는 4세트는 3세트부터 살아난 이소영의 활약으로 14-9까지 리드했다. 그러나 범실이 연이어 나오면서 16-15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소영의 디그와 강소휘의 공격, 블로킹이 터지면서 19-16으로 앞서갔다. 세트 막판엔 안혜진이 에이스 2개를 포함해 환상적인 서브를 날려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열기가 높아지면서 4세트에선 양팀 벤치가 나란히 경고를 받기도 했다.
 
운명의 5세트는 팽팽했다. 두 팀은 네 차례 동점을 기록하며 10-10까지 맞섰다. 하지만 표승주의 공격으로 앞서나간 GS칼텍스는 상대 범실과 이소영의 서브득점으로 13-10까지 달아났다. 이어 배유나의 공격까지 밖으로 나가면서 승패의 추가 GS칼텍스 쪽으로 기울었다.
 
김종민 감독은 "파튜가 조금만 끊어줬으면 금방 끝날 수도 있었는데 오늘 공격이 잘 되지 않아 교체했다. GS칼텍스 서브도 좋았다. 심적으로 부담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세터 이효희가 손가락 부상이 있어 힘든 상황이지만 마지막 경기라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했다. 감독으로서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낸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국내 선수들로 시작해서 끝까지 믿고 갔는데 잘 버텨줘서 고맙다. 알리는 경기 시작 전까지 고민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끝까지 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강소휘가 에이스 역할을 해줬고, 승주도 확실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장충체육관에는 4200명의 팬이 찾아와 매진을 기록했다. 장충에서 봄 배구가 열린 건 2009-10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9년 만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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