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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포츠 외교 거물, 도쿄 올림픽 '뇌물 유치' 의혹에 사퇴

중앙일보 2019.03.17 16:34
도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200만 유로(약 25억7000만원)의 뇌물을 사용했다는 혐의로 프랑스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다케다 쓰네카즈 (竹田恒和·71)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이 결국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올림픽을 겨우 1년 여 앞두고서다. 
 

다케다 스네카즈 JOC 회장, 곧 사임할 듯
"아프리카 위원 매수 200만 유로 뇌물" 의혹
'D-1년 이벤트'에 IOC회장 불참하자 '사퇴'로 가닥
"도쿄올림픽 이미지 악화될라" 서둘러 처방

1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다케다 회장은 최근 JOC 관계자들에게 퇴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오는 19일 열리는 JOC 이사회에서 이를 공식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JOC 회장에 취임한 다케다 회장은 2013년 9월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14년부터는 도쿄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 부위원장도 맡아왔다.
 
다케다 스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 [연합뉴스·트위터]

다케다 스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 [연합뉴스·트위터]

 
다케다 회장이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아프리카 국가 위원들을 매수하기 위해 뇌물을 썼다는 의혹은 2016년부터 제기돼왔다. 프랑스 검찰이 “(일본) 유치위원회가 국제육상경기연맹 전 회장의 아들이 깊이 관련된 싱가포르 회사에 200만 유로를 지불했다”며 이 돈이 뇌물일 가능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다케다 회장은 “정당한 대가에 의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고, JOC도 자체 조사를 벌여 “200만 유로의 컨설팅비에 위법성은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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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덮이는 줄 알았던 사건은 그러나 지난해 12월 프랑스 법원이 재판을 열 것인지를 심사하는 ‘예심 절차’를 진행하면서 재점화했다. 올 1월 관련 보도가 나오자, 다케다 회장은 “계약에 근거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것이며, 뇌물에 해당하는 부정한 일은 어떤 것도 하지 않았음을 나는 설명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JOC 측도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다케다 회장의 임기 연장을 위해 현 70세로 되어있는 정년 규정을 바꿔서라도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는 다케다 체제로 하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다케다 스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이 지난 1월 도쿄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숙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케다 스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이 지난 1월 도쿄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숙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IOC의 태도가 바뀌면서 기류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IOC가 겉으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존중한다”면서도 다케다 회장을 멀리했다는 것이다. 자칫 도쿄올림픽 개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JOC가 오는 7월 도쿄올림픽 ‘D-1년’ 이벤트에 토마스 바하 IOC 회장과 간부들을 초청했으나 다케다 회장의 뇌물 의혹을 이유로 참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다 회장이 최근 IOC 관련 국제회의에 잇따라 참석하지 않은 것도 IOC가 참석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다케다 회장의 기자회견도 국제 여론을 악화시켰다. 다케다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일절 받지 않은 채 7분 만에 자리를 떴다. 올림픽 스폰서 기업으로부터 “도쿄 올림픽의 이미지가 악화될 뿐”이라는 반응이 나온 것도 이때부터였다.
 
다케다 스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왼쪽)과 토마스 바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AP=연합뉴스]

다케다 스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JOC) 회장(왼쪽)과 토마스 바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AP=연합뉴스]

 
결국 16일 아베 신조(安倍信三) 총리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와 면담을 했고, 같은 날 오후 다케다 회장의 사임설이 흘러나왔다. 도쿄올림픽을 50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지 악화를 우려해 일본 정부가 '다케다 체제'를 서둘러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 신문은 "다케다 회장이 IOC와의 파이프를 활용해 올림픽 유치에 공헌했으나, 대회까지 500일도 남지 않은 지금은 실무가 중심이지 최고 수준의 교섭이 필요한 상황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승마 선수로 뛴 다케다 회장은 2001년 JOC 회장에 취임해 현재 10연임 째다. 2012년부터는 IOC 위원도 맡고 있다. 
 
일본 언론은 다케다 회장의 후임으로는 유도 선수 출신으로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야마시타 야스히로(山下泰裕) JOC 선수강화본부장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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