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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자가 본 '대한민국 성범죄'…실체없는 불안의 원인

중앙일보 2019.03.17 15:33
[KBS 2tv 대화의 희열2 화면 캡처]

[KBS 2tv 대화의 희열2 화면 캡처]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대한민국 성범죄 불안감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16일 KBS2 ‘대화의 희열 2’에 출연해 “대한민국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여성들이 느끼는 범죄의 공포는 결코 작지 않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 교수와 출연진들은 ‘한국의 강력 범죄 검거율이 전 세계적으로 월등히 높다’는 통계 결과를 화두로 꺼냈다. 특히 이 교수는 “한국은 완벽한 주민등록시스템 덕분에 강력 범죄 검거율이 높은 편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함께 이야기를 나눈 신지혜 기자는 “강력 범죄 검거율이 1등인가 아닌가는 나와 별개다”라며 여성이 겪는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놨다. 신 기자는 “저는 귀갓길 골목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지 않는다. 어느 범죄자가 귀에 이어폰을 꽂고 가는 여성들 뒤에서 범죄를 저지른 이야기를 듣고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교수는 여성들이 갖는 범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의 대부분은 ‘성범죄’라고 설명했다. 
 
[KBS 2tv '대화의 희열2' 화면 캡처]

[KBS 2tv '대화의 희열2' 화면 캡처]

 
 
이 교수는 “이렇게 검거율이 높고, 살인율이 낮은 나라에서도 왜 두려움을 갖는가 하면 대부분이 ‘성범죄’”라고 주장했다. “4개 강력 범죄라 하면 살인·강도·강간·방화를 말한다. 지난 10년 동안 2배 늘어난 유일한 범죄가 성범죄”라며 “나머지 살인·강도·방화 범죄는 별로 늘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강도는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07년 인구 10만명당 30건이었던 성범죄 비율은 약 10년 만인 2016년 인구 10만 명당 60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10년 만에 (성범죄가) 딱 2배 증가했다. 엄청 증가한 것”이라며 “피해자의 성별을 보면 95%가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KBS 2tv '대화의 희열2' 화면 캡처]

[KBS 2tv '대화의 희열2' 화면 캡처]

그러면서 “여성들이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니다. 여성들 입장에서는 ‘나라고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라며 “특히 성범죄 가해자 대부분이 주변인이다. 그러다 보니 직장에서도 불안을 느끼는 등 해소가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교수는 “범죄 자문에 대해서 거절하는 일이 별로 없다”라며 “의무감 같은 게 생겼다. 범죄를 당하는 피해자가 저 같은 여성들이 많아 돕게 되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증가한 성범죄 유형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성범죄 분류 중에 카메라를 이용한 사이버 성범죄가 늘고 있다”면서 “약물을 이용한 범죄까지 신종 성범죄가 수면 위로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성범죄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연구자로서 그게 제일 궁금하다”라며 앞으로 관련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이 교수는 “성범죄로 인한 잠재적인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스토킹 방지법'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소속되고 싶은 조직을 가진다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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