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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후 학생 100만이상 감소, 교육예산은 '2조' 또 늘리나

중앙일보 2019.03.17 08:00
지난해 11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서울 중구 이화여고의 고사장. 김경록 기자

지난해 11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서울 중구 이화여고의 고사장. 김경록 기자

올 2학기부터 시행 예정인 고교무상교육의 재원을 둘러싼 논쟁이 가속화 되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감들은 지방교육 재정교부금 비율을 인상해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주장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학생 수가 급감하는데 교육예산만 대폭 늘리는 게 옳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부금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시도교육청에 떼어주는 것이어서 한 번 올리면 내리기가 어렵다.

 
 고교무상교육은 사실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었지만 재원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고교무상교육 실시를 약속했고 정부 출범 후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교육부는 올 2학기 고3 학생(49만명)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2·3학년, 2021년에는 전체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연간 2조원 가까운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달 교육부가 주최한 ‘고교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토론회’에선 지방교육 재정교부금 비율을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당시 토론회에서 김민희 대구대 교수는 “내국세의 교부금 비율을 인상해 안정적으로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실제로 국회에는 교부금 비율을 현재 내국세의 20.46%에서 21.14%로 늘리는 법안(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교부금 비율은 이미 지난해 20.27%에서 올해 20.46%로 한 차례 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 교부금 규모는 55조2488억원이었다. 만일 법안대로 비율이 또 늘면 내국세(약 200조원)의 0.68%, 즉 1조3600억원 가량이 증가한다. 
 
 교육감들은 교부금 인상을 적극 주장하고 나섰다. 1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의에서 회장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대통령 공약으로 고교무상교육의 주체가 정부라는 것을 보여준 만큼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누리과정 때처럼 정부와 교육청 간에 예산 부담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지 말자는 취지다.

 
 하지만 교육부와 교육감들의 바람대로 갑작스럽게 교부금 비율을 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무슨 내용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교육정책의 콘텐트를 먼저 만들어 놓고 예산을 늘린다면 국가와 사회 전체가 혜택을 받게 될 것이기에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정책의 수혜자가 될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추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현재 559만명(2018년 기준)인 초·중·고생은 2030년 410만명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0.98명)으로 떨어지면서 학생 수 또한 가파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교육예산을 유지하더라도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1명이 받는 혜택은 더욱 늘어난다. 학생이 줄면 교사 인건비 등 연쇄적으로 감소하는 항목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하지만 교부금은 내국세의 일정 부분을 시도교육청에 떼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훗날 다른 부문에 정책수요가 생겨도 쉽게 건드릴 수 없다. 익명을 요청한 교육부의 한 전직 관료는 “교육감들은 선거로 뽑혔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교부금을 한번 늘려주면 다시 뺏기는 어렵다”며 “노인 인구 증가로 복지예산이 급격히 늘어날 텐데 교육예산만 계속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교부금 비율 상향이 정부재정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교육부가 고교무상교육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 출범 당시엔 2020년 시행이 목표였지만 지난해 10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취임하면서 올해로 앞당겨졌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교부금 비율을 올리고 고교무상교육을 실현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전면도입까지 20년이 걸린 중학교무상교육과 비교하면 너무 빠르다,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학교무상교육은 1985년 도서벽지에서 시작해, 1994년 읍면지역으로 확대하고 2005년부터 전면 실시됐다. 또 고교무상교육은 도입과정에서 학년별로 늘릴지, 지역별로 확대할지, 안면 소득분위별로 적용할지 등의 논의가 없었다.

 
 국회 교육위의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기본적인 방향에서는 고교무상교육을 동의하지만 갑작스럽게 시행 시기를 앞당긴 것은 내년 총선의 표를 의식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일반 예산을 늘리는 것도 아니고 교부율을 인상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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