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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1000원짜리 '착한 학식'… 삼시세끼 먹어 보니

중앙일보 2019.03.16 09:00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학생회관 식당에는 학생들에 한해 '1000원의 식사'를 제공한다. 지난 11일 기자가 직접 삼시세끼 먹어본 1000원의 식사. 사진은 위부터 조식·중식·석식. 박해리 기자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학생회관 식당에는 학생들에 한해 '1000원의 식사'를 제공한다. 지난 11일 기자가 직접 삼시세끼 먹어본 1000원의 식사. 사진은 위부터 조식·중식·석식. 박해리 기자

 
“하루 3000원으로 세끼를 해결할 수 있어 든든해요.”
 
서울대학교 자율전공학부에 재학 중인 김모(21·여)씨는 평소에도 학생회관 식당을 자주 찾는다. 바로 ‘1000원의 식사’를 먹기 위해서다. 김씨는 “양이 부족하지도 않고 배도 부른다”며 “다이어트 할 때도 편의점에서 계란만 사 먹어도 1500원이 넘는데 1000원 식사는 채소가 많아 밥양만 적게 먹으면 건강도 챙기고 체중조절에 도움도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생협)에서 운영하는 학생회관 식당에는 지난 2015년부터 ‘1000원의 식사’를 조식 때 제공했다. 2016년에는 석식으로 확대, 지난해 1월부터는 중식까지 더해 이제는 삼시 세끼를 학생들에 한해서 1000원에 제공한다. 교직원은 1700원, 외부인은 2500원이다.
‘1000원의 식사’ 식권을 사기 위해서는 무인발급기가 아닌 따로 판매대에 줄을 서서 학생증을 보여주고 구매해야한다. 학생만 10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교직원은 1700원, 외부인은 2500원이다. 박해리 기자

‘1000원의 식사’ 식권을 사기 위해서는 무인발급기가 아닌 따로 판매대에 줄을 서서 학생증을 보여주고 구매해야한다. 학생만 1000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교직원은 1700원, 외부인은 2500원이다. 박해리 기자

 
지난 11일 기자가 직접 1000원의 식사로 삼시세끼를 먹어봤다. 외부인 가격인 2500원 식권 석 장을 직접 구매해 식사했다.
이날 조식 식단은 흑미밥·무쇠고깃국·연두부·상추 깻잎무침·김치다. 채소만 이루어진 반찬으로 부실할 수도 있다는 건 편견이었다. 무쇠고깃국에는 고기 건더기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었고 연두부까지 더해 단백질도 충분했다.

 
휴학생이라고 밝힌 조모(27)씨는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매일 아침 이곳에 와 1000원의 음식을 먹는다”라며 “1000원 치고 괜찮다고 생각하고 식단에도 불만 없이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회관은 도서관 바로 옆에 위치해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접근성이 좋다.
1000원 식권은 학생들에 한해서 학생증을 제시한 후 1인당 1장만 구매 가능하다.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증 검사를 철저히 한다. 외부인에게는 2500원에 판매한다. 박해리 기자

1000원 식권은 학생들에 한해서 학생증을 제시한 후 1인당 1장만 구매 가능하다.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증 검사를 철저히 한다. 외부인에게는 2500원에 판매한다. 박해리 기자

 
중식은 흰쌀밥·유부미소국·김치·떡갈비야채볶음·생야채와 유자청드레싱이다. 조식에 풍부했던 국 건더기에 비해 유부미소국은 국물 위주였다. 대신 떡갈비와 유자 샐러드의 조합이 입맛을 당겼다.
 
석식은 흰쌀밥·콩나물국·토마토스크램블에그·치커리양파무침·김치다. 토마토스크램블에그는 별미였다. 남학생들은 배식코너에 식판을 들고 가서 “계란 더 주세요”라며 리필을 요청했다. 밥이나 반찬이 양이 모자란 경우는 얼마든지 리필해 양껏 식사할 수 있다.
1000원의 식사는 학생회관 식당 B코너에서 제공된다. A와 C코너에는 다른 일반 메뉴가 배식된다.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에 따르면 기자가 식사를 한 지난 11일 1000원의 식사를 이용한 학생은 조식500여명, 중식750여명, 석식500여명이다. 박해리 기자

1000원의 식사는 학생회관 식당 B코너에서 제공된다. A와 C코너에는 다른 일반 메뉴가 배식된다.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에 따르면 기자가 식사를 한 지난 11일 1000원의 식사를 이용한 학생은 조식500여명, 중식750여명, 석식500여명이다. 박해리 기자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식단 구성이 적절하다. 생채소 무침이 매끼 들어가는데 적절히 나물도 섞으면 좋을 것”이라며 “어린이집 학교 급식에도 잡곡밥을 주는 추세이기 때문에 흰쌀밥보다 잡곡이 섞이면 더 건강한 식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조식·중식·석식의 열량은 각각 680·890·710 kcal인데 밥양에 따라 열량은 차이가 크게 난다” 며 “요즘 학생들이 밥을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열량이 부족할 수도 있고 반찬 종류나 양을 늘려 열량을 맞추기에는 비용부담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학생회관 학생식당 옆에 있는 생활협동조합 매점에서 파는 김밥과 샌드위치. 김밥가격도 1700원~2600원 선으로 학생들에게는 1000원 식사를 먹는것이 훨씬 저렴하다. 조미된 구운계란 2개의 가격은 1700원이다. 박해리 기자

학생회관 학생식당 옆에 있는 생활협동조합 매점에서 파는 김밥과 샌드위치. 김밥가격도 1700원~2600원 선으로 학생들에게는 1000원 식사를 먹는것이 훨씬 저렴하다. 조미된 구운계란 2개의 가격은 1700원이다. 박해리 기자

 
이옥경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영양사는 “학생들이 일주일에 이 식사만 한다는 가정을 했을 때 물리지 않게 최대한 다양한 재료를 써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있게 식단을 구성한다”라며 “아침에는 부담스럽지 않는 메뉴를 넣고 점심 저녁은 포만감을 줄 수 있게 식단을 짜 끼니 당 600~800kcal를 맞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대학본부 장학복지과는 ‘1000원의 식사 지원금’을 1년에 3억원씩 발전기금 형태로 지원한다. 원가는 2200원으로 1000원은 학생이 부담하고 나머지 1200원은 학교가 부담하는 형태다.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식당은 복지에 가깝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적자다. 발전기금 외에도 적자 부분은 생협의 기념품 매점 외부식당 수익으로 학생 식사의 적자분을 보전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생협에 따르면 기자가 식사를 한 지난 11일 1000원의 식사를 이용한 학생은 조식500여명, 중식750여명, 석식500여명이다.
 
이 영양사는 “2200원 단가에 맞추기 위해 재료를 직배송하거나 입찰하는 등 생협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라며 “아무래도 다양한 재료를 쓰기에는 한정적인 면은 있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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