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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클럽 게이트’ 뒤엔 로비·상납 해결사 있었다

중앙선데이 2019.03.16 00:02 627호 1면 지면보기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폭행사건이 경찰 등 공무원과 유착 의혹으로 번지면서 ‘클럽 게이트’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클럽과 유흥주점 등에서 벌어진 탈세와 마약, 폭행, 성폭력 등 각종 불법행위를 비호한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의 핵심은 최근 수백억원 탈세와 마약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는 강모(46) 회장과 그 주변 인물이다. 강 회장은 아레나 등 강남 일대에 16개의 유흥업소 지분을 차명으로 가지고 있다는 의심을 받았다. 국세청은 지난해 아레나 등 유흥업소 두 곳을 조사해 조세포탈 혐의로 전·현직 대표 6명을 고발했으나 경찰은 강 회장을 실소유주로 판단하고 수사 중이다.(중앙SUNDAY 3월 9~10일자 1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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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나 실소유주의 그림자 A씨
2년 전 결별 뒤 지난해 다시 등장
불법 덮기 핵심으로 지목 추적 중

경찰은 최근 아레나 등 유흥업소의 각종 불법을 덮는 역할을 해 온 인물로 A씨를 주목하고 그의 뒤를 쫓고 있다. A씨는 한때 강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강 회장을 대신해 강남 일대 유흥업소의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며 각종 로비와 상납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년 전까지 강 회장의 유흥업소 조직 내에서 ‘고문’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경찰·구청·소방서·세무서 등을 상대로 주로 대관(對官) 업무를 담당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강 회장을 잘 안다는 유흥업계의 한 인사는 “A씨는 2014년 아레나가 처음 문을 열 때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이라며 “유흥업소들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돈으로 틀어막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어 “강 회장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그림자처럼 움직였다면, A고문은 대외적으로 활동하며 관가(官家)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다 보니 주변에서는 그를 회장으로 여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들에 따르면 A고문의 역할 덕분에 강 회장이 수년 동안 큰 무리 없이 사업을 계속 확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12년에 강남구청과 경찰이 유흥업소들의 성매매 등 일제단속을 할 때도 강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는 업소들은 단속의 태풍을 무사히 피해 갈 수 있었다. 강 회장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경찰 등 관가의 실무자급 인사들 중 A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A고문은 2년 전 강 회장과 사업상 문제로 갈등을 빚다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레나가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6명의 바지사장들이 수사기관에 고발되는 등 사건이 터지자 지난해 말부터 A고문이 다시 등장해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고 한다. 경찰 수사를 받는 바지사장들을 접촉해 설득하는 등 강 회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A고문이 했다는 것이다.
 
경찰 전·현직 인사가 버닝썬·아레나의 불법·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지경에 몰렸다.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버닝썬 등과 경찰의 유착 사실을 인정한 데다 박상기 법무부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버닝썬 의혹 사건에) 경찰이 연루됐다는 보도도 있어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이첩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경찰은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 결과로 답해야 한다”고 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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