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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김정은 약속 지킬 것···최선희, 협상 여지 남겼다"

중앙일보 2019.03.15 22:28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5일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국무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5일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국무부]

북한이 협상 중단 및 핵미사일 시험 재개를 경고한 데 대해 미국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자정)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을 직접 방문해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NSC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은 하노이에서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고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자신이 "적대감과 불신의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하노이 회담 무산의 책임을 돌린 데 "그건 틀렸다. 나는 거기에 있었고 김영철과 관계는 프로페셔널했고 상세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와 계속 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난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과거 내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강도같다고 했지만 이후에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선희의 발언을 봤는 데 그녀는 협상을 계속 할 가능성을 열어놨다"며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여러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우리는 그가 약속을 지킬 것이란 모든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제재 조항들의 요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사일과 무기체계,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내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결정자"라며 즉각 대응은 자제했다. 이날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최선희의 주장은 부정확하다"라며 "한 시간 전에 한국의 카운터파트(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와 그들의 반응과 우리의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볼턴은 대신 "우리가 반응하기 전에 미 정부 내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추가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타곤에서 열린 비공개 NSC회의에 참석했지만 북한에 대한 공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윗에서도 국방 49명의 사망자를 낸 뉴질랜드 모스크에 대한 테러 공격과 뮬러 특검 수사만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대화 의지를 밝힌 만큼 김 위원장에 대한 자극을 피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 이후 제재 해제라는 '빅딜'을 제안한 상태여서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굴복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존 볼턴 보좌관이 하노이 회담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행동 대 행동'(단계적) 방식으로 보상하는 과거 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빅딜론을 강조했다. 국무부 고위 관리도 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 내에 단계적 접근을 지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11일 핵 정책 회의 대담에서 "우리는 점진적 비핵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이같은 입장에 일치단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건 대표는 최 부상의 기자회견 몇 시간 전 뉴욕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방문해 "현재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도발하거나 다른 길을 가지 않고 프로세스가 재개되도록 도와달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지금 중요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한·중·일이 보다 많은 공조와 외교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는 동안 중국은 북한이 동창리에서 무언가를 발사하는 것처럼 어리석고 도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확실히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 연구원은 "이미 일어났던 모든 일(데자뷔)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며 "최선희의 회견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참모들을 공격했던 걸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마 일부 수정은 있겠지만, 김정은이 수십 년 동안 오래된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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