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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주사 맞으러 한국까지 원정 온다고?

중앙일보 2019.03.15 18:00
여자라면 한번씩은 들어봤을 자궁경부암.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자궁경부암이란?
 
유방암에 이어 여성암 중 두번째로 발생 위험이 큰 암으로, 전체 암 중에서도 발생률 4위를 차지한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비교적 명확하게 밝혀져 있다. 바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으로 유일하게 예방접종으로 치유될 수 있는 암으로도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9~13세 여아에 대한 HP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출시되는 HPV 백신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의 서바릭스(Cervarix)2가 백신, 미국 머크(Merck/ MSD)로 불림)사의 가다실(Gardasil) 4가와 9가 백신으로 몇 "가"에 해당하는지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종류를 나타낸다. 이 중 9가 HPV 백신이 가장 최근에 나온 백신으로 가다실의 업그레이드 제품이다. 기존에 있던 예방접종 백신보다 효과가 좋고, 범위도 넒어졌다. 가다실 9가 백신의 자궁경부암 예방률은 92.1%며, 총 3번의 접종을 해야한다. 중국 내 규정의 접종 연령대는 16-26세로 알려져있다.  
 
중국 여성들에게도 9가 백신의 출시는 단연 화제였다. 그런데 그 예방 접종이 문제였다. 지난해 4월  중국국가식약품감독관리국(CFDA)가 9가 백신의 국내 출시를 조건부 승인하면서 이 백신이 중국에서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선전시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는 들여온 백신의 양으로 약 600명의 인원이 접종 가능하다고 발표했지만, 당일 오전 10시부터 17시까지 예약사이트 방문량은 360만에 달했다. 가장 몰릴때는 초당 2만 7천 건의 예약이 몰려왔다.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미국 MSD에서 출시한 가다실 9 [출처 바이두백과]

미국 MSD에서 출시한 가다실 9 [출처 바이두백과]

출시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중국에서 9가 백신은 여전히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오자, 자연스레 병원과 고객을 연결해주는 알선 브로커 및 대행업체가 나타났다. 물론 브로커를 끼고 예방접종을 접수하면 가격은 비쌌다. 보통 국립병원에서 3696위안(약 62만원)정도인 이 주사가 브로커를 끼고 하게 되면 6500위안(약 109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브로커를 끼고 비용을 완납했다고 해서 급행 티켓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올해도 최소한 6월 이후에나 접종이 가능하다고 한다.
 
왜 이런 혼란이 발생한 걸까? 중국의 백신 도입 절차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HPV 백신 도입 속도는 매우 느린 편이다. 그 이유는 중국국가식약품감독관리국(CFDA)가 엄격한 수입약품 도입 절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국내 <약품등록관리방법> 따라 수입 백신은 중국으로 들어가기 전  임상시험을 거쳐야하며, 다수의 국가에서 인정되는 FDA(미국식품의약국) 인증이 채택되지 않는다.
 
중국은 2017년에서야 2가,4가 백신을 도입했지만, 9가 백신은 이미 2014년에 미국 머크사에서 출시가 됐었다. 이 때문에 많은 중국인들이 자국내 9가 백신 출시를 기다렸고, 특히나 한국과 홍콩에서는 2016년에 9가 HPV 백신이 출시되면서 해외에 가서 HPV 백신을 접종하는 중국인들이 많았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매년 200만 명에 가까운 여성이 홍콩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늑장 도입으로 9가 HPV 백신의 해외 접종 열풍이 불었던 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해외 접종을 선택하는 또하나의 이유는 접종 연령에 제한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2가 백신이 9~25세, 4가 백신은 20~45세로 모두 여성에게만 적용되지만, 홍콩에서는 2가 백신을 제외한 4~9가 백신은 남성도 접종이 가능하다. 한국도 만9~24세 여성, 9~26세 남성이 접종 대상자로 중국보다 대상 범위가 넓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아시다시피 중국에서는 가짜 백신 사태가 숱하게 벌어졌다. 불안한 국내 사정이, 해외 원정 접종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며 주변국인 한국도 2018년 '9가'백신이 품귀현상을 빚었던 적이 있다. 의약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의 단체 접종 증가로 내국인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와중에 최근 중국의 국산 11가 HPV 백신이 임상실험에 들어간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국산 2가 백신은 올해 출시 예정이라고 한다. 항간에서는 중국의 까다로운 백신 도입은 자국산 백신 개발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까다로운 제품 도입에 앞서 중국이 의약품 선진국이 되려면, 최우선 순위로 안전을 꼽아야할 것이다. 굳이 번거롭게 해외에 가서 맞지 않아도 되고, 브로커를 중간에서 이용하지 않는 투명한 의약품 시장이 중국에서도 펼쳐지길 기대한다.
 
차이나랩 이은령

[출처 네이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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