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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관광 어젠다는 무엇인가요?

중앙일보 2019.03.15 00:05 종합 21면 지면보기
 손민호의 레저터치
3월 11일 문체부 업부계획 브리핑 장면. 김용삼 1차관이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관광 부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의외로 많았다. [뉴스1]

3월 11일 문체부 업부계획 브리핑 장면. 김용삼 1차관이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관광 부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의외로 많았다. [뉴스1]

“그럼 우리 지역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작년부터였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이런 질문(또는 우려)을 자주 들었다. 지역을 나열할 수도 있다. 경북 안동시와 경주시, 전남 강진군, 그리고 부산시와 제주도. 모두 지역의 관광부서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업, 아니면 관광업계 종사자였다.
 
앞서 ‘그럼’이 가리키는 바는 하나다. 남북관계 개선. 작년 초 남북이 급작스레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자 지역은, 특히 남쪽 지역은 초조함을 드러냈다. 금강산 관광 재개가 이들 지역에 미칠 여파 때문이었다. 나는 시큰둥하게 답했다.
 
“이제 학단(학생단체)은 포기하세요. 나랏돈 900억 원이 금강산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도 대출 형식으로요.”
 
남쪽 지역의 불편한 심사를 꺼내 든 건, 지난 11일 문체부 업무계획 발표에서 나온 뜻밖의 답변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 차, 이전 정부들과 다른 이 정부의 관광 어젠다가 무엇인지 나는 물었다. 출범 초기엔 다른 줄 알았는데, 요즘 들어서는 달라 보이지 않아서였다.
 
2017년 12월 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분명 양적 성장을 지양한다고 했었다. 방한 외국인 숫자만 세고 앉아 있지 않고, 부가가치 높은 관광 콘텐트를 발굴해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었다. 실제로 방한 외국인 수 목표도 발표에서 제외했다. 굳이 학교 앞에 호텔을 지어야 ‘관광 한국’을 달성할 수 있다던 박근혜 정부의 문체부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관광 당국의 변신이 놀라웠다.
 
그러나 11일 김용삼 문체부 1차관은 “사상 최대인 1800만 명을 달성해 방한 관광시장 재도약의 해로 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질적 성장을 우선한다는 정부가 다시 양적 목표를 앞세웠다. 실망스러웠다. 중국인이 중국 여행사로 예약하고 중국 항공기로 들어와 중국인 호텔에서 잠을 자는 현실도, 시중 면세점이 중국인 보따리상에게 30%가 넘는 수수료를 떼주는 형편도 1800만 명이라는 목표 앞에서는 무시되기 때문이다.
 
2012년에 그랬었다. 사상 최초로 방한 외국인 1000만 명을 돌파하자, 문체부를 비롯한 지식경제부(MICE 산업) 보건복지부(의료관광) 외교통상부(비자제도 개선)가 일제히 보도자료를 내고 제 자랑을 늘어놨다. 그러나 다음 사실은 입을 다물었다. 2011년보다 외국인이 약 14% 더 들어왔어도 외국인 한 명의 지출액은 4.4% 증가에 그쳤다.
 
하여 이 정부의 어젠다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아니 어젠다가 있는지부터 알고 싶었다. 김현환 관광정책국장의 답변을 옮긴다. “2018년 7월 2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지역관광활성화라고 밝혔다. DMZ평화관광도 지역관광활성화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아, 그렇지. 서울만 아니면 다 지역이지. 그런데 왜 남쪽 지역은 하나같이 평화관광을 껄끄러워할까. 문체부·관광공사 같은 관광 당국은 물론이고 경기도·강원도 등 자치단체도 별안간 떨어진 평화관광사업 때문에 다른 관광사업은 엄두도 못 낸다고 하던데. 다 엄살이었나 보다.
 
여기서 다시 의문. 이명박 정부의 녹색관광과 박근혜 정부의 산악관광은? 문체부 화법대로면 이것들도 지역관광활성화 사업이어야 옳다. 여전히 나는 이 정부의 관광 어젠다를 모르겠다.
 
손민호 레저팀장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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