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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시계는 5배 빠르다...8년 키우면 사람나이 60세

중앙일보 2019.03.13 13:00
[더, 오래]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21)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수명도 늘어나고 있다. 노령동물은 더욱 세심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수명도 늘어나고 있다. 노령동물은 더욱 세심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인간생활의 기본요건이 향상되고 생명과학의 발달로 사람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어 노령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연구가 활발하다.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의 경우도 보호자의 관리수준이 높아지고 수의학의 발달로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수명이 12~15살로 연장되고 있어 노령 시기의 관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반려동물의 성장과 노령화를 판단하는 기준을 정할 때는 사람의 나이와 비교하는 것이 비교적 합리적인 방법이 된다. 개의 나이를 사람의 나이와 비교하는 일반적인 수식은 ‘13+개의 나이X5=사람의 나이’가 된다. 개의 나이 1살이면 사람의 나이로 18세가 되고 이후 개의 나이가 1년이 늘어날 때마다 5년을 더해주면 된다. 대형견종의 경우는 비교적 수명이 짧아 6년을 더해주기도 한다.
 
개의 나이 2살이면 사람의 나이 23~25세로 완전히 성장하게 되고, 8살이면 사람의 나이 53~61세로 노화가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1년 미만의 강아지는 20일을 사람의 1년으로 한다. 생후 100일의 강아지는 사람의 나이로 5살이고 1년이 되는 360일은 18세가 된다. 강아지는 생후 3주~12주를 사회화기(socialization period)라 하여 좋은 품성과 행동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시기가 되는데 사람의 나이로는 한 살에서 네 살 사이가 된다.
 
고양이는 1년을 사람의 나이 15세, 2년을 24세로 하고 이후 1년이 늘어날 때마다 4년을 더해준다. 1년 미만의 고양이 경우 생후 2개월은 3살, 4개월은 6살, 6개월은 9살, 8개월은 11살, 10개월은 13살로 본다. 반려동물의 시계는 사람의 시계보다 5배 이상 빠르게 지나간다. 보통 7~8살 정도가 되면 행동학적·대사적·생리적으로 변화가 시작하면서 노령동물로 분류한다. 노령동물이 되었다는 것은 좀 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행동의 변화로 움직임, 식욕, 성격이 달라진다. 간혹 짜증이 늘어가거나 공격성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노령이 되면서 질병에 의한 통증 때문에 성격이 변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수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에게 1년에 한 번의 건강검진은 사람에게 5~6년에 한 번 하는 것과 같다. 노령의 반려동물에게는 최소한 6개월마다 건강검진을 해주어야 한다.
 
노령견은 산책을 하되, 체온을 조절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흙과 잔디밭 정도로 폭신한 바닥에서 산책해야 한다. [사진 pixabay]

노령견은 산책을 하되, 체온을 조절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흙과 잔디밭 정도로 폭신한 바닥에서 산책해야 한다. [사진 pixabay]

 
나이가 들어도 산책은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렸을 때보다 산책 시간은 줄어들어도 횟수는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덥거나 추운 시간은 피해야 하고, 흙이나 잔디밭처럼 완충작용이 있는 바닥에서 산책하는 것이 관절에 무리가 덜되어 좋다. 평상시처럼 계단을 잘 오르내리는지, 걷는 것은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사람들이 만지는 것을 싫어하거나 만질 때 공격성을 보인다면 관절염에 의한 통증이 원인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치아와 잇몸의 상태가 나빠지게 되어 양치질을 잘해주더라도 구강건강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침을 과도하게 흘리지 않는지, 음식물을 먹으면서 바닥에 많이 흘리지 않는지, 딱딱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자주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수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백내장과 녹내장 등 안과 질환도 노령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에 포함해야 할 항목이다.
 
반려동물도 노령화가 진행되면 치매가 올 수 있으며 10살 이상에서는 좀 더 많이 발생한다. 반려동물의 치매(인지장애 증후군)에 관해서는 사람의 치매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오염, 만성질환,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반려동물의 치매는 사람의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유사한 질병으로 임상 증상도 비슷하다. 대체로 활동력 변화, 방향감각의 둔화, 가끔 사람을 못 알아보는 행동, 불규칙한 수면, 배변 실수의 증가 같은 다섯 가지 유형을 보인다. 반려동물의 치매도 완치가 불가능하여 증상을 완화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춰주는 치료만 가능하다.
 
노령의 반려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각종의 육체적·정신적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수이며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보호자의 세심한 일상관리가 더욱 요구된다.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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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식 신남식 서울대 명예교수·(주)이레본 기술고문 필진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 동물원장과 수의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반려동물인구가 1000만이 넘고, 동물복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대에 반려동물 보호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동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동물의 선택, 보호자의 자격, 예절교육, 식사, 위생관리, 건강관리 등 입양에서 이별까지의 과정에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을 알아보고 사람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반려동물의 세계를 구석구석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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