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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유전자 가위 석학의 수천억대 특허 탈취 논란’ 공식 반박

중앙일보 2019.03.12 17:24
김진수 서울대 화학부 겸임교수가 2017년 8월 과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팀 등과 함께 인간배아에서 비후성 심근증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교정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수 서울대 화학부 겸임교수가 2017년 8월 과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팀 등과 함께 인간배아에서 비후성 심근증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교정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가 유전자 가위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김진수 교수의 ‘수천억대 특허 탈취 논란’을 공식 부인ㆍ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서울대는 12일 ‘김진수 교수 발명특허 관련 서울대학교 설명자료’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천억원대 가치의 기술을 헐값에 넘겼다’는 일부의 주장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론적인 해석”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김 교수가 수천억원대 가치가 있는 유전자 가위 특허를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 툴젠에 헐값에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서울대 감사관실에서도 최근 자체 조사를 마무리 짓고 일부 특허 이전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박 의원실은 서울대 자체 감사 결과를 인용해 산학협력단이 직무발명 관련 업무 처리를 부적절하게 했으며, 잘못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그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치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 한 언론도 이를 근거로 ‘김 교수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특허를 부당하게 이전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으며, 세금 수십억원이 들어간 결과물로 툴젠의 배를 불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설명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의 이전 당시 원천 특허는 등록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가출원이었기 때문에 기술 가치 산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 또한 기술과 매출ㆍ마케팅 등 여러 요소로 결정되므로, 기업 주가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의 향후 기술성만 고려해 이전된 기술의 가치가 수천억원대라는 주장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론적인 해석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교수의 유전자 가위 기술에 관한 논문이 실린 국제학술지. [중앙포토]

김진수 교수의 유전자 가위 기술에 관한 논문이 실린 국제학술지. [중앙포토]

김 교수가 특허 이전과 별도로 서울대에 금전적 지원을 제공한 점도 ‘특허 헐값 이전’ 주장과 상치된다는 게 서울대 측의 설명이다. 산단에 따르면 김 교수는 가출원된 특허의 기술이전 계약에서 매출액의 3%를 경상기술료로 지불하겠다고 약속했으며, 김 교수가 당시 대표였던 툴젠은 이번 논란이 불거지기 전인 2011년 자발적으로 주식 10만주(현재 기준 약 88억원)를 서울대 발전기금 형식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서울대가 시간 끌기를 하면서 유전자 가위 특허 소유권을 학교로 원상 복구할 수 있는 시한이 초과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같은 주장은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서울대와 툴젠의 협상이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대는 그러나 자체 감사에서 지적했듯 일부 기술 이전 관리 체계가 미흡했던 것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서울대 연구처는 “세 번째 특허 제출에서 서울대가 빠진 것은 김 교수가 아닌 특허법인 측의 행정적 실수로 밝혀졌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특허 이전료 등과 관련해 툴젠과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연구실의 대학원생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서울대는 “툴젠에 이전한 기술료 수입금에 대한 발명자 보상은 발명자들이 지침을 근거로 합의한 직무발명신고서에 따라 지급됐다”고 밝혔다.  
 
윤의준 서울대 산학협력단장은 “툴젠에 넘어간 특허 3가지를 통해 현재 총 27가지의 세부 국내외 특허가 만들어졌다”며 “일부 특허 과정에 문제가 있더라도 27개 특허를 모두 서울대 이전하고 협상 후 툴젠으로 재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좋은 방법이 아니며, 협상을 통해 추가보상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대-툴젠간 협상이 아닌 특허 반환소송으로 결론날 경우 미국 등 세계 여러나라에 등록 추진 중인 특허가 무효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결과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둘러싼 세계적 경쟁에서 한국이 탈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윤 단장은 “서울대는 기술특허 경쟁이 점차 급격해지는 국제환경에서 연구자의 연구 의욕을 높이는 동시에 연구 결과의 기술화가 국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와 함께 노력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대해 박용진 의원은 “서울대 담당자의 배임이나 직무 유기가 있었는지 따져봐야 할 상황에 이렇게 적반하장 격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권위 있는 고등교육기관의 자세는 아니다”라며 “향후 이번 사건을 서울대가 제대로 처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회 교육위 차원의 감사원 감사 청구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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