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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한국경제 중단기 역풍 직면…추경 확대하고 완화적 통화정책 해야"

중앙일보 2019.03.12 17:16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성장이 중ㆍ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어 정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12일 조언했다. IMF 연례협의단은 지난 2주간 정부부처와 연구기관을 둘러 본 뒤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단은 한국 경제에 대해 “리스크는 하방으로 향하고 있고, 성장은 투자 및 세계교역 감소로 둔화하고 있다”며 “고용창출은 부진하고, 가계부채비율은 높고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잠재성장률은 감소해 왔다”라고 진단했다. 협의단은 ▶부정적인 인구변화▶생산성 증가 둔화▶양극화와 불평등 심화▶제조업-서비스업,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등도 한국 경제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Necmettin Tarhan Feyzioglu) IMF 한국 미션단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연례협의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페이지오글루 단장이 취재진을 가리키고 있다. 변선구 기자 20190312

넥메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Necmettin Tarhan Feyzioglu) IMF 한국 미션단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연례협의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페이지오글루 단장이 취재진을 가리키고 있다. 변선구 기자 20190312

그간 한국 사회에서 갑론을박이 있던 이슈에 대해 세계 금융시장을 관장하는 IMF가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이는 지난 2017년 협의단이 한국을 방문해 내놓았던 당시 평가에서 훨씬 비관적으로 바뀐 것이다. 당시 협의단은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수출도 호조를 보인다”며 “경제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민간소비가 개선됐다”면서 한국의 경기 회복을 낙관한 바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날 발표문에 담기진 않았지만, 협의단은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협의단은 “빠른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우려를 표한다”며 “특히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생ㆍ창업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하여 생산성을 제고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세금으로 보전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지금처럼 신청하는 거의 모든 기업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지원해 정책 효율성을 높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협의단은 한국이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상당한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협의단은 “단기성장을 지원하고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해, 정부 당국은 잠재성장률을 강화하는 조치와 함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한국은행은 명확히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가져야 하고, 정부 당국은 금융산업 복원력을 보존하기 위해 적절히 타이트(tight)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브리핑에서 “국내총생산(GDP) 0.5%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추경예산 편성이 뒷받침된다면 정부가 제시한 2.6~2.7%의 경제성장률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 기준 명목 GDP의 0.5%는 8조9113억원이다. 9조원 가까이를 더 풀어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IMF는 노동시장의 유연 안전성(flexicurity) 강화 등 구조개혁 과제도 제시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노동자들이 일자리 전환ㆍ이동을 쉽게 만들면서 사회안전망과 일자리 지원 정책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기존 사업자에 대한 보호를 완화하여 상품시장 규제의 경직성을 해소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런 IMF의 진단에 대해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IMF가 이런 평가를 내놓는 것은 한국 경제의 현재 상황이 생각보다 더 어둡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재정확장을 위한 추경 예산 편성이 속도를 내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서유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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