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서울 강남에서 성추문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12/481c10b4-cb4f-43b2-b9ff-cdd6fa3af0de.jpg)
2016년 9월 서울 강남에서 성추문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승리는 전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다”고 발표했지만, 의혹의 시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두 사람과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이 줄줄이 호명되고 있다. 하이라이트의 용준형, FT아일랜드의 이홍기는 직접 SNS를 통해 “해당 대화방에 동참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혹은 “걱정말라”고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 역시 법적 대리인을 통해 “승리와 따로 만난 적이 없고 버닝썬에도 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빅뱅의 승리가 지난달 경찰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12/a215993d-91c5-430b-ad97-a0ac6ef5969a.jpg)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빅뱅의 승리가 지난달 경찰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한국 연예산업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승리가 소속된 그룹 빅뱅은 2006년 데뷔, 정상급 아이돌로 큰 인기를 누리는 한편 지난 13년 동안 다양한 사건·사고에 휘말려왔다. 2011년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은 데 이어 2016년 탑이 같은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 2000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같은 소속사 걸그룹 2NE1의 박봄은 암페타민 82정을 밀수입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다.
![오는 13일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컴백하는 가수 박봄.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12/9d6ffb8f-4f80-4043-aea5-f016ce4a0b34.jpg)
오는 13일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컴백하는 가수 박봄. [중앙포토]
YG엔터테인먼트가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YG는 지난달 27일 경찰에 출석한 승리가 밤샘조사를 받는 동안 서류 파쇄 작업을 진행했다. 승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클럽 러브시그널의 실소유주가 YG의 양현석ㆍ양민석 대표이고 탈세가 의심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YG는 이런 의혹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YG 주가는 11일 기준 14.1%(6100원) 하락해 시가총액이 전날 7865억원에서 6756억원으로 떨어졌다. 하루 만에 1109억원이 날아간 데 이어 12일엔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2016년 데뷔 10주년을 맞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빅뱅 메이드'. [사진 YG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12/b1bf9c5a-3367-4dc2-ac56-05d550ffbaae.jpg)
2016년 데뷔 10주년을 맞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빅뱅 메이드'.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전문가들은 소속사 차원에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보통 기업 위기관리에서 ‘오너리스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 엔터 기업에서는 ‘인성리스크’가 더 크다”며 “SNS를 통해 일거수일투족이 낱낱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인성 교육의 필요성 또한 높아졌다”고 짚었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서양에서는 개인의 행동에 대해 소속사에 책임을 묻지 않지만 K팝은 소속사 주도로 아티스트를 집중 관리하며 발전해 왔기 때문에 관리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빅뱅 승리. [사진 MBC]](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12/27debc4a-14f9-4c3b-8694-a168374135c7.jpg)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빅뱅 승리. [사진 MBC]
정준영이 고정 출연하는 KBS2 ‘1박2일’, tvN ‘짠내투어’ 도 타격을 입게 됐다. 두 프로그램 모두 정준영의 하차를 결정하고 기존 촬영 분량을 최대한 편집한다는 입장을 12일 밝혔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아침까지 정준영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아 결정이 늦어졌다. 제작진도 전혀 몰랐던 사항”이라며 “15~16일 촬영부터 정준영은 출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준영은 지난 2016년에도 전 여친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피해자의 고소 취하 등 무혐의로 사건이 마무리돼 4개월만에 '1박2일'에 복귀한 바 있다. 이번에 정준영이 미국에서 촬영 도중 귀국하는 tvN ‘현지에서 먹힐까’ 역시 관련 분량을 최대한 편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1박2일' 출연진.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12/7999457b-6bfd-466a-b2b8-9126aa141dc0.jpg)
지난해 12월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1박2일' 출연진.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선전 등 전 세계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K팝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해외 팬들은 SNS에서 “넌 혼자가 아니야(You are not alone)”이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등 승리를 향한 변함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