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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북한, 협상 레버리지로 동창리 쓴다면 악수"

중앙일보 2019.03.12 15:53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처 방안에 대해 “남ㆍ북 경제교류와 협력과 관련해 한국이 유연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미국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19.03.1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19.03.12. dahora83@newsis.com

 문 특보는 12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미국과 북한이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대화의 동력을 살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한 레버리지가 필요하다. 한국은 중재자라기보다 촉진자”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협상 결렬의 원인에 대해 “미국은 북한에 과도한 요구를 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섣부른 과신을 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영변 폐기 카드를 들고 나왔는데 미국 쪽에서 점진적, 동시ㆍ병행적 비핵화에서 일괄타결(all or nothing) 입장으로 돌아가면서 협상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입장이 하노이 회담을 기점으로 급선회한 게 주요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류 변화의 원인에 대해 문 특보는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의 영향이 생각보다 컸다"며 “영변 핵 시설 정도로 연락사무소ㆍ평화선언ㆍ제재 완화를 하는 것에 대해 워싱턴 내에서 걱정하는 기류가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 증언 등 국내 요소가 존 볼턴 보좌관에게 정치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한ㆍ미 간 이견이 생긴 점도 언급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이 앞서 강조했던 대로,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검증 가능하게 완전히 폐기하면 북한 비핵화의 불가역적 단계가 되고, 이어 유엔 안보리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정부가 본 굿 딜이었다”며 “미국은 (이를)스몰 딜로 보면서 합의가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북·미 협상 결렬의 귀책사유를 설명하면서 “예측 가능하지 않은 행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미국이 판을 깬 것”이라고 했다가 “미국 측 귀책 사유가 크다기보다 쌍방에 귀책사유가 있다”며 발언을 정정했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미국의 비핵화 정책이나 입장은 일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추구하는 비핵화 방식이 점진적·단계적 비핵화에서 일괄타결식으로 바뀌었다"는 문 특보의 지적과는 다른 답변이다. 이 당국자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인 이행은 하노이 회담 전부터 있었고 이런 미국의 입장이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협상 결렬 이후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시험대 재개 움직임 등이 상황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문 특보는 "사소한 악수(惡手)가 상황을 재앙적으로 몰고 갈 수 있다. 김 위원장도 미국과 각을 세워 제재가 심화되고 선군정치로 돌아가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발언했다. 문 특보는 "북한이 이를(동창리 움직임) 협상 레베리지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악수가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당장 얻어갈 것이 없는 만큼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재개 정도의 선물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대신 지난해 5월처럼 판문점에서 깜짝 정상회담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문 특보는 한·미 동맹 및 주한미군 이슈와 관련해 “한·미 동맹이 쉽사리 해체되거나 하향조정은 안 될 것이라 보지만, 남북 관계가 개선된 상황에서 미국의 지나친 방위비 인상 요구는 보수 쪽에서도 회의가 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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