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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가법상 뇌물 기준 모호” 최경환 전 부총리, 위헌 청구

중앙일보 2019.03.12 15:03
‘국정원 특활비 1억 원 수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뇌물죄를 규정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하 ‘특가법’)에 대해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천 개입'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천 개입'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2014년 당시, 국정원 예산을 늘려주는 대가로 이병기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 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지난 1월 17일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최 의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협 변호사는 12일 “특가법 제2조 1항의 ‘수뢰액’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헌법상 죄형법정주의·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며 해당 조항의 해석에 대해 한정위헌제청을 신청했다. 한정위헌(限定違憲)제청이란 법 자체가 위헌은 아니지만, 해석의 여지에 따라 위헌이 될 수 있어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법률의 의미를 명확하게 해 달라는 요청이다. 대법원이 최 의원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헌재가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김 변호사는 “1억 원을 받은 건 사실이나, 이는 대가성이 없는 ‘국회 대책활동비(의원접촉 및 의원격려비용)’라고 항소심에서 주장했다”며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만약 그런 부분이 있다고 해도 직무 관련 대가(국정원 예산편성)와 불가분적으로 결합했다’고 판단해 1억 원 전액을 뇌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이 전 원장이 1억 원을 ‘국회 대책활동비’로만 주고받았다고 진술한 것과 배치된다. 설령 대가성을 일부 인정한다고 해도 1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재판부는 이 두 부분(대가성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의 비중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고 하면서 1억 원 전액을 뇌물로 판단했는데,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며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대가성을 이유로 지나치게 중형을 선고했다. 대가성이 있는 수뢰액의 정도에 따라 특가법이 아닌 일반 형법으로 처벌하거나, 특가법을 적용해도 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가법 제2조 1항은 ‘형법 제129조, 제130조 또는 13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은 그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뇌물의 가액(이하 “수뢰액”)에 따라 다음 각 호와 같이 가중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최 의원 측은 여기서 ‘수뢰액’ 해석이 명확하지 않다며 “목적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 받은 금액 전부를 수뢰액으로 보면 지나치게 가중처벌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해당 조항은 헌법 제12조 제1항(죄형법정주의)·제13조 1항(책임주의 원칙)과 제37조 2항(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됐다”며 한정위헌제청 신청 취지를 밝혔다.
 
최 의원 측은 2심 판결에 상고해 현재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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