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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洑) 해체 방안 나왔는데 뒤늦게 주민 의견듣는 세종시

중앙일보 2019.03.12 13:30
환경부가 최근 금강 세종보(洑) 해체 방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세종시가 주민 의견수렴 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정부가 보 해체를 사실상 결정한 상황이어서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 19일과 22일 해체 방안 내용 설명회
2017년 11월 보 개방 이후 여론 수렴없다가
세종보는 노무현 정부때 도시 건설계획 포함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없는 금강이 사막처럼 변했다. 정부는 세종보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없는 금강이 사막처럼 변했다. 정부는 세종보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는 “오는 19일과 22일 이틀간 주민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설명회는 한솔동주민센터 회의실(19일)과 대평동주민센터 시청각실(22일)에서 각각 오후 2시에 열린다. 세종시는 세종보에 관해 관심 있는 단체나 지역주민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는 이번 설명회에서 최근 환경부가 보 해체 방안을 제시하며 발표한 근거 자료 등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시민 의견을 모아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위원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여론, 의견을 최대한 모아 전달할 것"이라며 "세종보에 관해 관심 있는 단체나 주민의 많은 참석을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시민은 이런 의견 수렴절차가 늦었다고 지적한다. 환경부는 2017년 11월부터 세종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수질 등 모니터링에 나섰다. 이미 당시부터 정부가 보 해체 또는 상시 개방을 전제로 세종보 문을 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나 세종시는 시민 의견을 묻지 않았다.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위원장은 “환경부 위원회의 보 해체 의견 제시는 사실상 결정 사안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 와서 여론 수렴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세종시민 최수룡씨는 “형식적인 절차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춘희 세종시장과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지냈던 이해찬 세종시 국회의원 등 누구도 세종보 해체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위원회 조사결과가 정부 최종 정책 결정은 아니며 시민 의견을 종합해 환경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창수(오른쪽) 자유한국당 충남도당 위원장과 송아영 세종시당 직무대행 위원장이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공주·세종보 해체철거 반대 등의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스1]

이창수(오른쪽) 자유한국당 충남도당 위원장과 송아영 세종시당 직무대행 위원장이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공주·세종보 해체철거 반대 등의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뉴스1]

더구나 세종보는 4대강에 건설된 다른 15개 보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세종보는 노무현 정부 때 행복도시 건설 계획에 들어 있었다. 2006년 7월 수립된 행복도시 기본계획에는 '물이 있는 도시'로서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수중보' 설치를 핵심으로 제시했다. '행복도시 기본계획·개발계획'은 노무현 정부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수립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행복청장을 맡고 있던 때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가 높이 등 설계만 일부 변경해 4대강 사업에 포함했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강물은 도시 경관은 물론 시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준다”며 “행정수도인 세종시에 수자원 확보는 필수라는 판단에 따라 보를 설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세종보 개방으로 금강에 물이 없자 20억원 이상을 들여 새로운 취수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자유한국당 충청권 시·도당 위원장 4명은 12일 세종시 당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세종보 해체는 이념적 적폐청산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온몸으로 저지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피켓을 들고 보 철거 반대 시위를 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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