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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안 정치편향 우려, 외국선 학생·학부모도 참여

중앙일보 2019.03.12 10:21
12일 오전 국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당·정협의가 열렸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국회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당·정협의가 열렸다. [연합뉴스]

장기적인 교육정책 수립을 목표로 하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방안이 공개됐다. 국가교육위가 국가 수준의 교육정책을 수립하면, 교육부 등 각 부처가 반드시 따라오도록 법적 구속력을 부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으로 기울어진 위원회의 구성 방안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 더불어민주당은 12일 당정을 통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논의했다. 핵심은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를 의사결정기구인 국가교육위로 격상해 10년 단위의 국가교육기본계획을 수립토록 하는 것이다. 유·초·중·고 국가 교육과정 개발이나 대입정책, 학제 개편 등 단기간 추진하기 어려운 정책을 주로 담당할 전망이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정청 협의 내용을 골자로 3월내 국가교육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조승래 의원이 대표발의할 예정”이라면서 “상반기내 법률안이 통과되면 하반기 교육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교육위 설치와 함께 교육부의 역할은 축소된다. 유·초·중·고 교육에 관한 사무는 대부분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고, 장기 과제는 국가교육위로 이관한다. 교육부는 대학과 평생교육, 직업교육을 주로 담당하고, 유·초·중·고 교육에 관해서는 입시나 지역격차 해소 등 국가 차원의 사무만 처리할 방침이다.  
 
12일 오전 국가교육위 설치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현동 기자

12일 오전 국가교육위 설치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현동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교육부는 국가교육위가 설치되면 한 일원이 돼 미래교육에 참여할 것”이라며 “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초·중·고 교육의 지방 이양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궁극적으로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국가교육위 설치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위원회 구성이다. 이날 당정이 제시한 위원 수는 19명으로 지난 달 28일 국회 토론회에서 공개된 방안(15명)보다 4명이 늘었다. 당초 위원 구성안은 대통령 추천 5명(상임위원 1명 포함), 국회 추천 8명(상임위원 2명 포함), 당연직 2명(교육부 차관, 시도교육감협의회 대표)이었다. 상임위원 중 1명을 위원장(장관급)으로 선출한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당정 합의안에서는 교원단체 추천 2명, 대교협·전문대교협 추천 2명이 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 토론회에서 제시된 방안을 반영해 위원 수를 4명 더 늘렸다”고 설명했다. 국가교육위 구성이 지나치게 정치권 인사로만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정파를 초월한 기구를 만든다는 취지와 달리 위원의 과반이 정부·여당 몫으로 정해져 있다. 국회에서 여야가 같은 수로 추천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10명(대통령 추천 5명, 여당 추천 4명, 교육부 차관 1명)이 현 정부 몫이다. 또 교원단체 2명은 각각 가장 큰 교사집단인 한국교총과 전교조가 될 확률이 높다.  
지난해 7월 대입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주장하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연합뉴스]

지난해 7월 대입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주장하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연합뉴스]

 
 그렇다 보니 정파성이 큰 이슈일 경우 위원들 간의 입장이 달라 제대로 된 논의가 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장은 "지난해 대입개편 공론화에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할지 말지를 놓고 아무런 합의도 못했다, 앞으로 첨예한 이슈들이 많을 텐데 다양한 교육 주체들 간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교육 수요자인 학생·학부모의 목소리가 더욱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김은용(42·경기 고양)씨는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과 그 수혜자인 학생·학부모의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 차이를 메우려면 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에서 국가교육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구의 경우 위원회 구성이 다양하다. 일본 중앙교육심의회엔 기업인, 청소년기관인, 학교장 등이 위원으로 돼 있다. 핀란드 국가교육청 이사회엔 기업인과 대학생이, 프랑스 교육최고위원회엔 학부모와 대학생·고등학생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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