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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 되는 ‘특별법 만능주의’…법치는 누가 지키나

중앙일보 2019.03.12 10:00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는데 특별법으로 복직을 시킨다? 특별법이면 다 되는 거야?”
 
더불어민주당이 불법 노조 활동을 하다 해직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속 100여 명을 복직시키기 위해 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중앙일보 기사(3월 10일 자)에 달린 댓글이다. 대법원이 2007년을 전후해 ‘해직 처분은 정당하다’고 확정판결을 했는데 이를 12년 만에 정부ㆍ여당이 뒤집으려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사법부는 이제 허수아비가 되겠네”라며 법원의 무력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제2회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이 열린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복직특별법을 촉구하는 전국공무원노조에 둘러싸여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제2회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이 열린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복직특별법을 촉구하는 전국공무원노조에 둘러싸여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해당 특별법 안(案)의 내용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법외(法外) 노조였던 전공노 소속으로 공무원 총파업에 참여했다 파면ㆍ해임된 136명 중 정년이 남아있는 110명의 복직, 징계 기록 말소 등이 법안에 포함됐다. 징계 기록이 말소되고 복직되는 조합원은 3년의 경력이 추가로 인정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전공노 해직자들의 복직을 약속했다. 지난해 3월에는 전공노를 합법 노조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직자 구제 문제는 의견 차이 때문에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급기야 전공노 조합원들은 지난달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의 지역 사무실을 점거하며 “복직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게 가칭 ‘노동조합 관련 해직 공무원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인데 반응이 냉랭하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의 판결을 국회가 뒤집으려는 행위”라는 게 중론이다. 3권분립을 위배하고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부장판사는 “특정인, 특정 사건 대상에게 이익(복직 등)을 주기 위한 처분적 법률은 여당의 월권이다. 위헌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대선공약을 지키고 지지 세력에 보답하는 것도 좋지만, 그 방법이 특별법을 동원하는 것밖에 없었나 싶다”고 했다. 입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6월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로비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6월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로비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국회에서 처리된 특별법과도 결이 다르다. 국회는 5ㆍ18 진상규명 특별법, 최순실씨 재산환수 특별법 등 국민적 지지를 받는 사안에서 특별법을 도입했고, 여야간 입장 차도 크지 않았다.
 
‘전공노 특별법’ 추진에 대한 야당 반응은 다르다. 자유한국당에선 “노동계에 치우친 정파적 이익을 특별법의 형식으로 구현하려는 특별법 만능주의”라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전공노 측도 “우리는 해당 법안에 합의한 적이 없다. 법안 내용이 아직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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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이 민주당이 현재 추진하는 다른 특별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양승태 사법부’의 비리와 관련해선 특별재판부 구성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고, 5ㆍ18 왜곡 발언이 사회적 논란이 되자 처벌 특별법을 민주평화당ㆍ정의당과 공동 발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특별법으로 단박에 해결하려는 시도가 좋은지 모르겠다. 남용하면 오히려 의미가 있는 다른 특별법까지 불신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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