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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北, 핵 프로그램 유지”…우라늄 농축 장비 구입 시도 정황도

중앙일보 2019.03.12 06:12
[연합뉴스]

[연합뉴스]

북한이 유엔의 대북 제재망을 피해 불법 환적(ship-to-ship transfer) 방식으로 석유제품 수입과 석탄 수출을 늘리고 있다는 유엔 전문가들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가운데 우라늄 농축 설비를 구입하려 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또 외국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사이버 공격과 가상화폐 탈취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은 금주 중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북제재 이행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대북제재의 이행과 효과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종합적인 평가 결과로 매년 두 차례 공개된다.
 
보고서는 우선 북한이 불법 환적을 통해 석유제품 수입과 석탄 수출을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유엔 제재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은 시리아의 무기 밀매업자 등을 통해 예멘의 후티 반군과 리비아, 수단에 소형화기를 불법 수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대북 제재망에 구멍이 뚫리면서 북한의 핵 개발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온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비해 미사일 관련 시설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켰으며, 민간시설인 평양 순안국제공항도 그중 한 곳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전문가패널은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위해 극비리에 원심분리기를 구매하려 한 아시아의 기업 및 개인들에 대해서도 조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핵심 설비인 원심분리기를 아시아의 기업·개인을 통해 구입하려 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해 북한의 해커들이 칠레 은행을 해킹해 약 113억 원, 인도 은행에서 약 153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불법 환적 지원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 리비아 등에 30명 이상의 북한 은행 주재원이 상주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은행이 외국에 주재원을 두는 것은 유엔 제재에 따라 금지돼 있지만 몇몇 국가는 이들을 추방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의 제재 강화가 의도치 않게 인도적 대북지원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도 언급했다.
 
지난해 대북지원을 위한 25건의 선적 요구 중 16건만 승인됐으며, 7건은 검토 중, 2건은 취소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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