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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순자씨 손 놓지 못한 전두환, 광주 사람들 손도 잡아주세요

중앙일보 2019.03.12 05:0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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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5·18민주화운동 39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지방 법원 법정에 섰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 제 1권에 "조비오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썼다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됐다.
아침 8시 30분 전 전 대통령은 이순지 여사와 함께 서울 연희동 자택을 나와 승용차에 올랐다. 흑색 정장에 연한 색이 엷은 노란색 넥타이를 맨 전 전 대통령은 대문이 열리자 문밖에 서 있던 기자들에게 잠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기자들이 "혐의를 인정하느냐","헬기 사격을 인정하느냐"고 질문을 쏟아내자 굳은 표정으로 에쿠스 승용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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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는 보수단체 200여명이 "전두환 대통령 강제구인 결사반대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광주재판은 인민재판"이라고 외치며 전 전 대통령의 광주 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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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속도를 넘겨 달리던 차는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탄천휴게소로 갑자기 방향을 틀어 들어가 차에서 내렸다. 다른 차로 걸어가는 듯 하다 기자들이 몰려들자 다시 타고 있던 차로 되돌아갔다. 기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승용차를 바꾸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사 헬기도 추격전에 합류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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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39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다. 1996년 12·12군사반란, 5·18 당시 내란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후로 23년 만이다. 법원 출입구에 차가 서자 전 전 대통령 내외는 허리를 굽혀 차례로 차에서 내렸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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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정문 밖에는 5·18 단체회원들과 광주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전 전 대통령의 사과 요구 시위를 벌였다. 
이순자 여사가 내리기를 기다린 전 전 대통령 내외는 출발 전 서울에서보다는 다소 어두워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법정으로 향했다. 이 여사가 자신으로 거리를 두고 걸어오자 뒤를 돌아보며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주변에는 법원 관계자들이 주위를 호위하며 걸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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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기자들이 계단을 걸어 올라온 전 전 대통령에게 "5·18 당시 헬기 사격 발포 명령을 내렸느냐"고 묻자 "이거 왜 이래"라며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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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은 이날 광주지법 형사 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의 심리를 받았다. 그는 재판이 길어지자 가끔 고개를 젖히며 졸기도 했다. 재판장은 전 씨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인정신문에 나섰다. 이 과정에 전 씨는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말하자 법원은 미리 준비한 '헤드셋'(청각보조장치)을 전 씨에게 건넸다. 재판은 75분간 진행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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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은 법정으로 들어갈 때 와는 달리 나올 때는 이 여사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왔다. 재판으로 약간 피곤해 보이기는 했지만 대체로 '흔들림' 없이 걸어 승용차로 향했다. 
기자들은 수없이 질문을 던졌지만 전 전 대통령은 대꾸 없이 승용차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영상취재 기자들과 뒤엉키면서 승용차 탑승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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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경찰은 승용차가 빠져나가는 정문 밖까지 '인간띠'를 만들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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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 9시 무렵 서울에 도착한 전 전 대통령 내외는 연희동 자택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10여 분간 응급실에 머문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걸어 나와 승용차에 올랐다. 12시간 30분 만에 공매 절차를 밟고 있는 자택으로 들어갔다. 현재 추징금 1천 30억원에 대한 확정판결을 받은 지 22년이 지났지만,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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