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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과 입 맞추는 비건 "점진적 비핵화 안 한다, '빅딜'하자"

중앙일보 2019.03.12 03:05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재단 핵정책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재단 핵정책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현지시간) "점진적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얻어야 제재 해제를 할 것"이라며 한 발언이다. 지난주 국무부 고위 관료가 "트럼프 행정부내 아무도 단계적 비핵화 해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과 연장선이다. 볼턴 보좌관이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제거 '빅딜'을 밝힌 데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그는 다만 북한의 동창리와 산음동 연구단지에서 미사일 동향과 관련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무엇을 결정했는지 모르지만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대량살상무기(WMD) 완전 제거에 미국 정부 단결,
생화학무기도 유엔 결의안 포함, 논의해오던 사항"
"볼턴 개입으로 강경해진 것 아니다"며 입장 동조
"미사일 발사 동향 아닌 기지 움직임 속단 말아야"

비건 대표는 이날 카네기재단 국제 핵 정책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는 북한을 점진적으로 비핵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분명히 해왔고 미 정부도 이런 입장에 완전히 일치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에 도달 못 한 이유가 부분적인 핵 프로그램의 대가로 전체 제재 해제를 원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계속하도록 보조금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재단 핵정책 국제회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재단 핵정책 국제회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이어 "우리는 토털 솔루션, 완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빅딜을 수용해 성공하길 원했지만 이 같은 포괄적 기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합의에 이르기엔 양국의 격차(gap)가 여전히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외교의 문을 열어 놓고 있으며 대통령도 대화를 지속하는 것은 100%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핵화 시한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인위적 시한을 설정하지 않았지만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북한이 협력한다면 1년 안에도 가능하다"며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를 완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북한이 하노이회담에서 제안한 영변 핵시설의 정의와 관련한 이견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6자 회담의 하나로 북한이 2008년 신고한 것은 플루토늄 원자로와 재처리시설뿐"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십여년 간 영변에 미신고 우라늄 농축시설을 개발한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변은 또 플루토늄과 우라늄 핵물질 생산시설일 뿐 아니라 (민수용) 핵연료 생산시설을 포함한 산업단지"라며 "이 때문에 비핵화 과정에 신고가 수반돼야 하며, 북한 무기프로그램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재단 핵정책 국제회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재단 핵정책 국제회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이광조 JTBC 카메라기자]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빅딜' 제안에 포함됐다고 공개한 생화학무기 폐기 요구로 '골대를 옮긴 게 아니냐"는 질문에 "생화학무기는 우리뿐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이 용납할 수 없고 유엔 제재 결의안이 요구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북한 사람들과 논의해왔고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이 절차에 관여하면서 미국의 입장이 강경해진 게 아니냐는 데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강경하지 않다"며 "처음부터 FFVD를 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목표를 달성해야 제재 해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해왔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최근 북한의 동창리 시험장 복구와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 주변 움직임과 관련해 "최근 공개 사진이 보여준 것은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라기보다 미사일 기지 주변 활동들"이라며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무엇을 하기로 결정한 것인지 모른다"고 솔직히 답했다. "그것은 김 위원장의 결정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밝힌 대로 우리 입장은 분명히 전달했다"라고도 했다.
 
비건 대표는 하지만 "북한과 관련해 많은 전문가조차 '이것으로 외교가 끝날 것'이라고 속단(snap judgment)하는 분석을 내놓는 것을 많이 봐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북한이 첨단 전술 무기 시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을 때도 그건 대량살상무기관련 전략무기가 아닌 전술 무기였을 뿐이고 최근 DMZ 북부에 진도 2.0의 지진이 났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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