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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살해 인니 여성, 고국 귀환…"갑자기 풀려나 놀랐다"

중앙일보 2019.03.12 01:37
11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말레이시아 검찰의 공소 취소로 풀려나게 된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27)가 자카르타 시내 할림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타라=연합뉴스]

11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말레이시아 검찰의 공소 취소로 풀려나게 된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27)가 자카르타 시내 할림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타라=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말레이시아 검찰의 공소 취소로 풀려나게 된 인도네시아인 여성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11일 일간 자와포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는 이날 오후 자카르타 시내 할림 국제공항에 도착해 자국 땅을 밟았다.
 
야소나 라올리 인도네시아 법무인권장관과 함께 귀국한 시티는 기자회견을 통해 "행복하다. 말로는 표현을 못 하겠다. 가족을 보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김정남 암살 혐의로 체포돼 2년여간 구금돼 있던 동안의 경험을 묻는 말에는 "말레이시아 측이 나를 잘 챙겨줬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이 석방될 수 있었던 것은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현 정부의 장관들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시티는 "우리 조코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며 "인도네시아로 돌아오기까지 나를 도우려 노력했던 여러 장관, 언론인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석방이 이뤄질 줄 몰랐다"며 "갑작스럽게 풀려나 매우 놀랐다"고 덧붙였다.
11일 저녁 인도네시아 외무부 청사에서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다가 2년여 만에 석방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가 부모와 재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1일 저녁 인도네시아 외무부 청사에서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다가 2년여 만에 석방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가 부모와 재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티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인도네시아 외무부로 이동해 가족들과 재회했다.
 
시티의 아버지 아스리아는 "죄송스럽다. 우리 정부의 도움에 수천번 감사를 드려도 모자랄 것 같다"며 "내 자식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정부의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시티는 가족들과 함께 반텐 주 스랑 지역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2년간 모든 관계자가 노력한 끝에 시티 아이샤의 법적 권리를 지키고 공정한 대우를 받도록 할 수 있었다"며 "시티는 행복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며 우리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한 연설을 통해 "긴 과정이었다. 현지 대사관과 외무부, 법무인권부, 재외국민을 걱정하는 모든 이들이 노력했다"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처음부터 시티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시티는 (김정남을 살해한) 집단의 일원이 아니라 (살해) 도구로 이용당했다. 그뿐이다"라고 강조했다.
11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말레이시아 검찰의 공소 취소로 풀려나게 된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27)가 야소나 라올리 인도네시아 법무인권장관(중앙)과 함께 자카르타 시내 할림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안타라=연합뉴스]

11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말레이시아 검찰의 공소 취소로 풀려나게 된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27)가 야소나 라올리 인도네시아 법무인권장관(중앙)과 함께 자카르타 시내 할림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안타라=연합뉴스]

 
시티는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31·여)과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으나 검찰이 이날 갑작스레 공소를 취소하면서 전격 석방됐다. 그는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시티와 흐엉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를 것을 지시한 리지현(35), 홍송학(36), 리재남(59), 오종길(57)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으나 두 여성은 현지에 남아 있다가 잇따라 체포됐다.
 
이들은 VX 잔여물이 남은 옷가지를 객실에 방치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는 행동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무고한 희생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말레이 검찰은 흐엉에 대해서는 공소를 취소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같은 방식으로 석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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