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경 스포츠팀 기자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꼭 중계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은 없다. 그렇지만 해마다 방송사들은 야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시범경기를 중계했다. 지난해에도 하루 3~4경기가 전파를 탔다. 방송사가 중계를 하지 않을 경우 프로야구 구단이 직접 인력을 투입해 자체 중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자체 중계도 금지됐다.
방송사들이 시범경기 중계를 하지 않는 이유로 내세운 건 수익성이다. 김관호 KBSN 국장은 “한 경기 중계에 약 25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올해 시범경기엔 단 한 개의 광고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방송사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12/fdeb4eac-a77c-4518-88ee-db888c8ac687.jpg)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KBO는 그동안 방송사들이 갖고 있던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로 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가 참여한 통신·포털 컨소시엄을 최근 선정했다.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방송사 컨소시엄보다 더 좋은 조건(5년 중계권료 1100억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뉴미디어 중계권 입찰에서 떨어진 방송사들이 올해는 시범경기 중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SBS스포츠 김경수 스포츠전략팀장은 “케이블 방송 3사가 단체로 중계를 보이콧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다.
KBO도 팬들의 비난을 받을 만하다. 방송사와 중계권 협상을 할 때 시범경기를 중계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지 않은 건 난센스라는 것이다. 겨우내 야구 경기를 기다렸던 팬들은 시범경기를 볼 수 없다는 소식에 분노한다. 야구팬 전종현(37)씨는 “방송사들이 해마다 시범경기를 중계했다고 해서 KBO는 손 놓고 있었던 게 아닌가. 최소한 다른 방법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효경 스포츠팀 기자